고승범 "보험업계도 오픈뱅킹 허용"
은행 이어 플랫폼사업 지원 재확인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보험업계도 하나의 모바일 플랫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원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기로 했다. 은행권과의 만남에서도 종합 플랫폼 사업을 가능케 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규제 혁신 의지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고 위원장은 3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보험업계와의 간담회에서 "보험사 앱이 생활 속 원앱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보험사의 오픈뱅킹 참여를 허용하고, 지급지시전달업 허용도 검토해 플랫폼에서 계좌 조회·이체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 유연화를 구체적 기준을 만들어 실행하겠다"며 새로운 인가 기준 마련을 예고했다. 1사 1라이선스는 하나의 회사에 하나의 보험업 면허만 부여하는 제도를 일컫는 표현이다.
또 플랫폼 기반의 토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선불전자지급업무 등 보험사의 신사업과 관련한 겸영·부수 업무도 폭넓게 인정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자회사 설립 허용 기준을 확대하고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 길도 넓혀 주겠다고 했다.
이는 최근 보험업계의 제도적 요구를 대폭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빅테크와 금융업권 사이의 규제 차별을 해소하고, 플랫폼 사업이나 헬스케어·요양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진출 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집중적으로 요청했다.
고 위원장은 보험업계에 앞서 은행권과 만난 자리에서도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맞는 규제 혁신 추진안을 소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달 2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권과의 간담회에서 "변화된 환경에 대응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있도록 은행의 겸영·부수 업무를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고 위원장은 "금융그룹이 하나의 수퍼앱을 통해 은행·보험·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은행이 종합재산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신탁업 제도를 개선하고 부동산에 제한돼 있던 투자자문업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고 위원장이 은행권을 상대로 언급한 겸영·부수업무 범위 확대 역시 금융당국을 향한 은행권의 요구 사항이었다. 아울러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통해 은행도 슈퍼앱을 가능하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하면서 금융사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검토해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들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향후에도 항상 업권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