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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 개방은 시장참여자 모두 이기는 4윈 게임"


입력 2021.11.08 10:00 수정 2021.11.08 12:32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제19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 개최

"중기부 심의위 조속 개최해 사안 마무리해야"

정만기 서울모터쇼조직위 위원장ⓒ한국자동차산업협회

중고차 시장 개방은 소비자와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업체와 기존 중고차 매매상까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4윈 게임’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사안을 2년 넘게 끌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조속히 생계형적합업종심의위원회를 열어 해당 사안을 종결지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완성차 및 부품업계 등 자동차 관련 9개 단체의 연합체인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8일 오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고차시장,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제19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정만기 KAIA 회장은 개회사에서 “2019년 11월 6일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 업종은 생계형적합업종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중기부에 제출한 지 2년이 지나 이제는 이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포럼에서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진국들이 예외 없이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참여를 허용하는 것은 완성차 업체의 시장 참여시 부작용 없이 소비자 후생 확대, 중고차 매매상 사업 기회 확대,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 향상, 자동차 부품업체의 시장 확대 등 긍정적 효과를 주로 창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완성차업체에 대한 시장개방은 소비자 보호라는 원래 목적외에도 다양한 부수적 긍정 효과를 창출한다”면서 “특히, 거래 중고차에 대한 엄밀한 검사와 불량 부품 교체 그리고 인증이나 보증이 핵심적 역할을 하는 등 소비자와 매매상간 윈윈을 넘어 시장참여자 모두가 승리하는 4윈 게임이 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차량 안전성과 거래상 신뢰성제고라는 소비자후생 증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완성차업계는 고객들의 재구매 확대에 따른 신차 경쟁력 제고, 부품업계는 중고차 시장 확대에 따른 정품 수요 증가, 기존 매매상들은 시장신뢰성 제고와 거래규모 증가로 인한 신 사업기회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정 회장의 주장이다.


이날 ‘중고차시장의 특성과 정보비대칭성 해소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권명중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고차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간 정보비대칭성으로 인해 품질에 따른 가격 형성이 되지 않고, 구매자의 예약가격이 평균품질가격으로 수렴함에 따라 고질의 중고차 판매자가 시장에서 철수해 종국적으로 저질의 중고차 거래만 일어나는 시장실패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판매자의 경우 전문 대리인을 고용하거나 제품 품질 보증을 해주고, 구매자의 경우엔 정보획득 노력을 기울이거나 평판 등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장실패 보완책을 활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소비자입장에서 본 중고차시장의 문제점’ 발제를 통해 “2020년 한국 중고차 시장은 신차 약 190만5000대의 1.32배인 연간 약 251만5000대, 2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면서 “특이점은 중고차시장은 타 시장과 달리 개인간 거래, 직거래 비중이 높은 점”이라고 밝혔다.


곽 총장은 현행 중고차 시장의 핵심 문제점으로 ▲경쟁력 있고, 신뢰할 만한 중고차 기업이 없다는 점 ▲중고차의 낮은 품질과 고무줄 가격 ▲왜곡된 중고차 시장의 피해가 소비자 몫이라는 점 등을 꼽았다.


곽 총장은 “소비자 편익을 위해 수준 높은 품질관리와 AS 시스템을 구축한 대기업의 시장진입이 필요하다”면서 “사고 유무, 현재 성능 등 차량의 상태는 그 차량을 직접 만드는 완성차 업체에서 가장 잘 파악할 수 있으며, 해당 업체와 연계된 수리점을 통해 보증, 수리도 용이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 수입 완성차 업체는 중고 자동차를 매매하고 있지만, 유독 국내 완성차 업체에게만 시장진입을 규제하고 있어 국산차를 이용하는 서민들이 차별을 받는 셈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계동삼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단장은 ‘중고차시장 개방에 따른 자동차 부품업계의 영향’ 발제를 통해 “중고차시장 개방으로 소비자 신뢰 회복을 통한 시장규모 확대와 수출 증대를 이루고, 나아가 신차 판매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부품사의 매출 증대, 미래차 전환에 대비한 충격 흡수 및 투자여력 확보, 고용창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계 단장은 “코로나19 영향,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완성차 생산감소, 원자재 가격상승, 미래차 전환 등으로 인해 부품업계가 어렵다”면서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은 품질·기술경쟁력, 납기 대응력, 원가 경쟁력 등 글로벌 최상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중고차시장 개방시 선제적 대응을 통해 한국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기회와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이후 을지로위원회 중고차산업발전위원회에서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의 중재 역할을 한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문승 (주)다성 대표,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 등이 주제발표자와 함께 온라인 토론에 참석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한국 중고차시장은 주요 자동차 선진국과 달리 다양한 기업의 자유로운 시장 참여가 불가능한 폐쇄적 시장으로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질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허위매물과 성능·상태 조작, 강매 등 불법적인 판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교통연대’가 수차례 중고차시장 개방 촉구와 서명운동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사안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간과하여 법정시한으로부터 1년 6개월, 논의시점부터 2년 9개월이 지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내 완전 개방을 촉구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6년, 동반성장위원회의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부적합 판정 이후 2년이 경과했음에도 중소벤처기업부는 여전히 방관함에 따라 허위·미끼매물, 위장 당사자 거래 문제, 성능점검 미고지 및 보증 불이행, 주행거리 조작, 대포차 등 소비자 피해는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 단체는 소비자의 권리측면에서 완성차업계 진출 등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고, 글로벌 선진 시장에서 일방적으로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분야 진출을 강제로 막는 사례는 없다”면서 “기득권 유지보다는 미래 지향적으로 소비자 중심의 결정이 가장 요구되는 상황으로 조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승 (주)다성 대표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부품업체들의 경영난을 해소할 정도로 급격한 부품수요 증가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정품사용·신차판매 증가, 인증을 통한 소비자들의 신뢰 제고와 이로 인한 건전한 중고차시장 구축, 중고차수출 부가가치·국가적 신뢰 증가 등으로 인한 부품업계에의 파급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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