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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盧 통합정신’ 강조한 윤석열, ‘동서민심’ 다독이며 중도층 공략


입력 2021.11.12 00:05 수정 2021.11.12 05:04        경남(김해) =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광주에서 봉하까지 1박2일 광폭행보

오전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방문

오후 김해 노무현 대통령 묘역 참배

‘한 판 쇼’ 안되려면 ‘진정성’ 중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석열이 희망이다”

“가짜 모범생 윤짜장 OUT”


11일 정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경북 김해 봉하마을 일대가 소란스러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다는 소식에 윤 후보 지지자들이 하나둘씩 모여 들여 ‘윤석열이 희망이다’, ‘공정과상식 미래세대를 위한 again 윤석열과 함께’ 등의 플랜카드를 들고 진을 치기 시작했다.


반대자들도 ‘가짜 모범생 윤짜장 OUT’이라는 피켓을 든 채 지지 않고 간간이 자리를 지켰다. 왜 여기까지 따라와서 그런 피켓을 들고 있느냐는 지지자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윤 후보를 향한 시선이 극과 극을 향해 달렸다. 중도표심을 잡는 것은 윤 후보에게 가장 중요한 숙제로 손꼽힌다. 윤 후보가 광주에서 봉하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는 광폭행보를 한 이유다.


명분과 실리 잡은 ‘광주·봉하행’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윤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1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반대자들이 ‘가짜 모범생 윤짜장 OUT’이라는 피켓을 든 채 서 있다.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윤 후보는 1박 2일 계획으로 전날 전남 광주에서 시작한 일정을 이날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목포·경남 김해에서 마무리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지 22일 만의 호남방문으로, 특히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첫 지방 일정으로 의미가 있다.


전남에서 경남까지 동서민심을 다독인 행보는 일단 명분과 실리는 다 잡았다는 평가다. 대선경선 이후 곧바로 광주를 찾아 고개를 숙이며, 여권의 공격거리를 제거했고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막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부적절한 발언을 인정하고 사죄한다는 명분, 중도 외연 확장을 꾀한다는 실리는 다 잡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대중·노무현 ‘통합정신’ 강조...“두 분께 배울 것”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산정동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모형 전시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캠프

이날 오전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오후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윤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통합정신’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두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중도층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해 김 전 대통령 흉상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묵념했다. 방명록에는 ‘국민통합으로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초석을 놓으신 지혜를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김대중 정신’에서 가장 먼저 내세울 게 국민 통합”이라며 “대통령이 돼 자신을 힘들게 했던 분들을 다 용서하고, 국민 통합이라는 큰 밑그림으로 IMF라는 국난 극복을 해나가셨다”고 평가했다.


목포를 떠나 오후 2시께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소 앞에 도착한 윤 후보는 전날 5·18민주묘지 참배 때와 달리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서 헌화와 분향을 무사히 마쳤다.


이후 1박 2일 동안 광주·봉하마을 일정을 마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두 분 다 통합을 강조하셨다”며 “특히 노 전 대통령은 기득권과 반칙·특권과 많이 싸우셨다. 두 분에게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당장 중도 확장 효과 글쎄...미래 ‘윤석열’에 달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 후보의 광주·봉하행으로 당장 호남 민심이 누그러지거나 중도표가 크게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한다. 앞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이날 윤 후보와 권양숙 여사와의 만남 또한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다만 중도 확장을 위한 초석은 다졌다는 평가다. 특히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소통하는 모습은 윤 후보에 반감을 갖고 있는 젊은세대의 마음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정치평론가는 “전두환 발언은, 호남민심보다 청년세대에 더 직격탄이었다”며 “이 논란을 털고 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중도 확장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사죄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윤 후보의 앞으로 행보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광주 방문이 한판의 쇼로 끝날지, 중도 확장을 위한 시발점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며 “향후 윤 후보가 민주화의 역사·광주항쟁 눈물 등 자신의 역사관을 잘 드러내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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