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채택된 '역사 결의'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에 올라
"시진핑 사상, 中 정신의 정수"
대만·홍콩 처음으로 언급하기도
중국 공산당이 100년 역사 가운데 3번째로 역사 결의를 채택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 반열에 올려놨다.
사실상 '1인 지도체제'를 확립한 시 주석이 중국 3대 지도자를 자처하며 장기 집권을 꾀하는 모양새다.
왕샤오후이 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제19기 공산당 중앙위원)은 12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앞선 2차례 역사 결의가 당의 역사적 교훈을 총결산하고 역사적 시비를 가린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적 경험을 총결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산당은 전날 열린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 전회)에서 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를 채택한 바 있다.
공산당이 역사 결의를 채택한 것은 40년 만으로, 1·2차 역사결의는 마오쩌둥이 당을 이끌던 1945년과 덩샤오핑 집권기인 1981년 각각 채택된 바 있다.
시 주석의 '정치적 위상'은 공산당 중앙위가 전날 6차 전체회의 결과를 집약한 공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약 7400자 분량의 공보에서 시 주석 이름은 총 17번 등장한다. 이는 마오쩌둥(7번)과 덩샤오핑(5번)이 언급된 횟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 시 주석은 '당 핵심'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아울러 공산당은 시 주석 사상이 "중국 문화·정신의 시대적 정수"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공산당 100년 역사에서 시 주석 재임 기간은 9년에 불과하지만, 시 주석 업적이 전체 공보의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막강하다는 평가다.
이번 3차 결의에는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강조해온 홍콩·대만 문제가 처음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공보에 따르면, 공산당은 △홍콩국가보안법 제정 △홍콩 선거제도 전면 개편 등을 주요 성과로 언급하며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이라는 원칙하에 "혼돈에서 통치로의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촉진했다"고 밝혔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하나의 중국' 원칙을 토대로 "대만 독립과 외부세력 간섭에 단호하게 대처했다"고 자평했다.
미국 등 민주적 가치를 중시하는 국가들이 대만과 접촉면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중국이 홍콩 사례를 내세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7월 공산당 창당 100주년 연설에서 "중국 인민은 어떤 외세도 우리를 괴롭히고 압박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망상을 하면 14억이 넘는 인민이 피와 살로 쌓은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기도 하다.
리우시우카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시 주석의 주요 성과로 홍콩 문제가 명시된 것은 공산당이 내부적으로 더 강력한 조치를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모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셰마오쑹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역사결의는 홍콩 장악을 공고히 하고 대만을 본토로 흡수하려는 시 주석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측은 중국의 역사결의와 관련해 "국가 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3차 역사결의가 '대만 독립 반대와 통일 촉구'라는 진부한 논조와 수용 불가능한 정치적 주장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정한 정치적 틀과 미래 발전의 노선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