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3호 공약 발표, 호남 방문도 예고
3지대 단일화 띄우며 안철수도 움직임
심상정, 이재명 비판하며 민주당과 차별화
‘완주’ 공언하지만, 녹록지 않은 환경
차기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양강 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제3지대’ 후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완주’를 다짐하는 한편, 여야 양강 후보들을 비판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호 공약인 교육개혁을 발표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폐지와 수시 단순화, 수능시험 2회 실시 및 장기적 자격시험 전환이 골자다. “토지 소유에 대한 세금을 거둬 기본소득 재원으로 (연계하는) 발상 자체가 원칙에 맞지 않다”며 이재명 후보의 국토보유세 주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메타버스 플랫폼 ‘폴리버스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개혁이 담긴 청년 정책 1차 공약을 발표했다. 정시로 대입 전형을 통일하고, 수능 100% 혹은 수능 및 내신을 50%씩 반영하는 두 가지 전형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이 밖에 △변호사 자격시험 도입 △의학전문대학원 폐지 등도 공약했다.
‘범여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날을 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날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받은 자리에서 심 후보는 “여당 후보가 당정 조율도 안하고 일방통행식으로 (예산 등을) 밀어붙이고 벌써 장관을 혼내고 있다”며 “대통령이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제3지대 후보들은 거대 양당 후보들의 비호감이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새로운 후보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나타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양강 체제 극복’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거대 양당의 후보 단일화 손짓에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제3지대 후보 지지율 합쳐도 10% 미만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안 대표 4.7%, 심 후보 3.0%, 김 전 부총리 1.6% 등 세 후보의 지지율 총합이 두 자릿수를 넘기지 못했다. 복수의 다른 조사에서도 대동소이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 관계자들은 ‘정권교체 대 정권재창출’의 구도를 핵심 원인으로 꼽는다. 양강 대결 구도가 첨예하다 보니 지지층 결집이 강화되고 다른 후보에게 좀처럼 시선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비호감도가 높다고 하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후보에 대한 ‘묻지마 투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새롭고 참신한 후보가 없다는 점도 제3지대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안 대표의 경우 이미 정치경력이 10년에 달하고, 심 후보도 중도 사퇴를 포함해 대선 도전만 이번이 네 번째다. ‘새 인물’에 해당하는 김 전 부총리는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사실상 단기필마여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슬로건’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대선 때마다 양강 체제 극복을 선언한 ‘제3후보’들이 나타났지만 모두 실패했는데, 지금의 제3지대 후보들도 이전의 구호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거대 양당의 박빙 대결에서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있다는 것 외에 제3지대 독자노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정권교체와 정권연장의 대결 프레임이 강해서 제3지대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며 “특징적이고 독창적인 면이 있다면 관심을 받을 수 있겠지만 후보들의 참신함이 떨어지고, 현재 내세우고 있는 주장도 유권자 입장에서는 과거와 똑같은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서의 3지대는 두 개의 큰 회오리에 흡수되거나, 작은 바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