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위성정당 비판한 與, 열린민주당에 손 내밀어
대선 앞두고 지지율 부진하자 지지자 결집 나선 듯
'강경파' 끌어안지만 중도확장성엔 악영향 미칠 수도
국민의힘 "영끌해봐야 심판 대상만 늘어날 뿐"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18일 당 대 당 통합을 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정당으로 열린민주당이 창당하자 민주당은 이를 비판했으나,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정체가 지속되자 이들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들의 통합은 "야합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고 일축했다.
고용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어제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당대 당 통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까지 힘을 합쳐서 달려가야 승리를 할 수 있지 않겠나"며 "통합을 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고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빨리 하는 게 좋다는 당 대표와 지도부의 의견 일치가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협상 대표로 나선 우상호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민주당 지지율에서 2~4%가 상승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선 전에 통합 절차를 끝내고 지지층을 결집해 정체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국민의힘은 전혀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다.
열린민주당 지지층이 여권의 강경 세력인 만큼, 오히려 내년 대선의 화두인 '중도층 잡기'에는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정봉주·손혜원 전 의원이 주도하 창당한 열린민주당은 친문재인과 친조국을 전면에 내걸고 활동하며 민주당 내 강성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스스로 비판해온 비례위성정당과 손을 잡자, 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야권은 이들의 통합 결정을 비판하면서도, 크게 반응하지는 않았다. 열린민주당의 민주당 합류가 전체 구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들의 합당 소식에 "심판의 날은 다가오는데 민심은 멀어져가니, 어떻게든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이라도 해보겠다는 심산"이라며 "합당을 한다 해도 아무런 감동도 없을뿐더러, 민주당에서 국민이 심판해야 할 대상만 늘어났을 뿐"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당장 열린민주당이 출범했을 때만 해도 민주당은 행여 자신들의 표를 뺏길까 '영구제명'을 운운하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며 "하지만 '초록은 동색이다'라는 말처럼 열린민주당은 21대 국회 내내 충실하게 민주당의 아우 노릇을, 아니 민주당보다 더한 강성 친문(親文)행보를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기에 두 정당이 다른 정당인지조차 헷갈릴 정도였다"며 "이런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통합 추진은 야합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고 꼬집었다.
허 수석대변인은 "여기에 윤미향 의원까지 복당시키면 화룡점정일 것"이라며 "민주당에 문제적 인물이 얼마나 더 추가될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비꼬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처음부터 (열린민주당이) 위성정당으로 시작한 정당이다 보니까 결국 이렇게 될 건 시간 문제 아니겠나"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정의당 이정미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민주 정치에 심대한 해악을 끼친 위성정당 논란은 반드시 평가받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부끄러움이라도 남았는지 궁금할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