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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험→미출장→MVP, 박경수가 쓴 반전 드라마


입력 2021.11.19 09:16 수정 2021.11.19 09:17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2003년 프로 입단 후 생애 첫 한국시리즈서 MVP 선정

우승 확정 짓는 4차전 부상 결장하고도 영예의 자리 올라

시상식에서 KT 박경수가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베테랑 박경수가 MVP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KT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끝난 ‘2021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두산과의 4차전에서 8-4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며 2015년 1군 무대 진입 후 7시즌 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KT를 정상으로 이끈 주인공은 박경수였다. 그는 이번 한국시리즈 3경기에 나와 8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을 구했고, 결국 MVP까지 차지했다.


박경수는 기자단 투표 총 90표 중 67표를 얻어 11표를 받은 황재균은 물론 강백호(7표), 쿠에바스(4표), 김재윤(1표)을 제치고 MVP에 등극했다.


영광의 자리에 서기까지 무려 19년이 걸렸다.


프로 19년차인 박경수는 올해가 첫 한국시리즈 경험이다. 2003년 LG 트윈스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그는 당시만 해도 ‘고교 최대어’로 불리며 많은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LG 레전드 류지현 감독이 달았던 등번호 6번을 물려받은 것도 박경수였다.


하지만 프로에 와서는 생각보다 성장이 더뎠다. 공교롭게도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박경수가 입단한 2003년부터 10년 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본의 아니게 박경수도 LG 암흑기의 일원이 되면서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시상식에서 KT 박경수가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하지만 2015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KT로 이적한 뒤 박경수의 야구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LG 시절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던 그는 KT 이적 이후 4년 간 평균 20홈런 이상 터뜨리는 등 기량이 뒤늦게 만개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KT와 두 번째 FA 계약을 맺은 박경수는 지난해 프로 첫 가을야구를 경험했고, 올해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박경수의 올해 정규리그 타율은 0.192로 다소 부진했다. 베테랑이긴 하나 사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편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한국시리즈서 박경수를 주전 2루수로 중용했고, 이는 KT가 시리즈를 주도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안타깝게도 박경수는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지은 4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3차전 8회말 수비 도중 두산 안재석의 깊숙한 뜬 공을 처리하려다 넘어지면서 종아리를 다쳤다.


결국 종아리 근육 파열 진단을 받으면서 4차전은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서 지켜봤다. 하지만 우승을 확정 지은 4차전에 뛰지 못했음에도 박경수는 한국시리즈 MVP에 이름을 올렸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박경수의 시즌 마무리는 완벽한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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