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기로' 尹·金, 긴급 만찬 회동
결국 이견 못 좁히고 제자리걸음
尹 합류 없이 우선 출발하는 선대위
총괄본부장 등 '6본부장' 인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대책위원회 인선과 관련한 이견을 결국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선대위는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요 인선을 발표하는 등 '우선 시동'을 걸게 됐다.
24일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긴급 회동을 했다.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 보류를 선언한지 하루 만에 두 사람이 직접 만나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윤 후보 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이 전날 "일상으로 돌아간다"며 사실상 선대위 합류 거부 의사를 표한 상황에서 이뤄진 만남이라,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의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날 회동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1시간 40여분 간의 회동이 끝났지만, 김 전 위원장은 "확정적인 이야기는 안 했다"며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에 대한 확실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김종인 "특별히 결과란 게 나올 수 없다" 윤석열 "시간이 필요하다"
김 전 위원장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합류에 대해 "특별히 결과란 게 나올 수 없고, 내가 왜 내가 지금과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후보한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별로 그렇게 내가 무슨 후보와 특별한 이견이 생겨서 하는 게 아니고, 선대위라는 게 제대로 하려고 하면 선대위 운영에서 쓸데없는 잡음이 생기면 될 수 없단 얘기를 한거다"며 "처음부터 출발을 잘해야지, 도중에 쓸데없는 잡음이 생겨서 그 때 가서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것은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전에 정비를 하고서 출발을 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에 이어 나온 윤 후보 역시 "우리 김종인 박사께서 나오셔서 말씀한 정도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그렇고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시간이 더 필요한 이유에 대해선 "사유에 대해서는 제가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따로 약속한 것은 없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하시고, 어떻게든 잘 되도록 도와는 주겠다, 총괄선대위원장 문제는 시간을 갖겠다고"라고 답했다.
이준석 제시한 '김병준 특임' 중재안도 물건너가
이날 당내에서는 두 사람의 갈등이 고조되자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에 합류한 김병준 위원장의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중재안으로 채택되지 않은 셈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 자체가 굉장히 혼란스럽게 돌아갈 것으로 우려하는 게 김 전 비대위원장의 입장이고, 김 상임선대위원장 개인에 대한 비토는 아닌 것 같다"며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의 경우 (선대위 외부) 특별 조직을 맡아서 외연 확대를 위한 특임을 하는 것 아니냐. 그런 것처럼 김 상임선대위원장도 만약 그런 형태의 조직으로 정리가 된다면 김 전 비대위원장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윤 후보는 김병준 전 위원장의 상임선대위원장 인선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권 사무총장은 관련 질의에 "이미 최고위에서 통과가 됐기 때문에 번복할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본부장급 인선 예정…주호영·원희룡·권영세·이준석·김성태·권성동 등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국민의힘 선대위는 김 전 위원장의 합류를 기다리지 않고 출발하게 됐다.
윤 후보는 선대위 본부장급 인선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 주호영 의원, 정책총괄본부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총괄특보단장 권영세 의원, 홍보미디어본부장 이준석 대표, 직능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 당무지원본부장 권성동 사무총장 등이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25일 오전 최고위에서 이같은 인선안을 추인할 예정이다. 6명의 본부장급 인선에 더해 선대위 대변인단과 공보 분야의 실무진 일부도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