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는 25일 NH농협은행이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한 인공지능(AI) 은행원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은행원은 현재 농협은행에 근무 중인 MZ세대 직원들의 얼굴을 합성한 가상의 은행원으로서 목소리에 맞춰 입모양이 자연스럽게 구현되도록 장시간 학습을 통해 만들었다.
AI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디지털 휴먼이지만 신규직원 채용 일정에 맞춰 인사발령을 내고, 정식 사원처럼 사번도 부여한다. 내년 1월부터는 같은 사번 입사동기들과 함께 약 3개월의 연수 및 수습 과정을 거친 후 임용장도 교부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이를 단순히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일반 행원처럼 직무를 부여해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사내 홍보모델로서 SNS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을 주로 담당할 예정이지만 향후 영업점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설명서를 읽어주는 등 업무영역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직 프로토타입 수준이지만 이러한 농협금융의 새로운 시도는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과 권준학 농협은행장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AI 은행원을 디지털 전환의 디딤돌로 삼아 임직원들이 스스로 참여하며 혁신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AI 관련 법체계와 실제 운영상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해결과제를 축적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가상행원이 입사 후 사회생활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도 스토리로 만들어 SNS 계정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전국 농협 임직원들이 겪을 일화를 바탕으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를 소재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다. 평소 일반인들이 잘 몰랐던 은행의 문화와 은행원의 고충을 MZ세대의 관점에서 스토리로 풀어내 고객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의도다.
농협금융은 가상행원에 대한 고객 반응을 그룹 차원에서 모니터링 하고 생명·손해보험 등 다른 계열사에도 AI 직원 채용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백령도부터 울릉도까지 전국 방방곡곡 고객들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농협만의 특색이자 최대 강점"이라며 "앞으로 도래할 디지털 시대에도 소외되는 지역과 계층이 없도록 현실세계와 디지털세계, MZ세대를 아울러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협동조합 금융기관인 농협에 주어진 과제인 만큼 AI 행원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