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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서울모빌리티쇼] 한국 VS 독일 전기차 맞대결…실수요 중심 모터쇼


입력 2021.11.25 16:14 수정 2021.11.25 16:19        고양 =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전기차 대세 속 콘셉트카보다 양산차 위주 전시…국내 소비자 공략

참가업체 줄어든 가운데 현대차그룹 3사, 독일 럭셔리 3사 돋보여

2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기아 프레스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산차 톱 브랜드’ 대 ‘수입차 톱 브랜드’의 대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업황 위축으로 예년보다 규모가 축소된 2021 서울모빌리티쇼는 완성차와 수입차 두 진영을 주름잡는 브랜드가 부각되며 맞대결 양상을 보였다.


2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프레스데이(사전언론공개행사)를 시작으로 개막한 2021 서울모터쇼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만 참가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중견 완성차 3사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내수 판매 실적이 부진한 데다, 부스를 꾸린들 전시해 놓을 신차도 마땅치 않아 불참했다.


수입차 진영 역시 단출하긴 마찬가지였다. 미국과 일본 수입 승용차 브랜드들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수입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럭셔리 브랜드 3사가 큰 규모로 전시 부스를 꾸렸다.


여기에 마세라티, 포르쉐 등 슈퍼카 브랜드 2개와 BMW 계열 럭셔리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까지 포함해 승용차 브랜드는 총 8개였다.


대규모 전시 공간에 수입 개의 완성차 업체들이 부스를 꾸려놓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모터쇼 풍경과는 온도차가 있지만 두 진영을 이끄는 메이저 브랜드들이 모두 참여한 만큼 경쟁은 치열했다.


친환경 트렌드에 걸맞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전시가 주를 이루면서 전기차 시대에도 높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국산차와 독일차 브랜드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미래 자동차 트랜드를 보여주는 콘셉트카나 쇼카가 전무한 대신 실제 국내 출시됐거나 출시 가 임박한 차종들이 주를 이룬 것도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의 특징이다. 전기차 구매를 앞둔 소비자라면 다양한 구매 후보군을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기아의 친환경 SUV 모델인 '디 올 뉴 기아 니로(The all-new Kia Niro)'가 세계 최초로 공개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부스는 단연 기아다. 모든 참가업체를 통틀어 유일하게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모델을 내놓으며 주최측의 면을 세워줬다.


주인공은 신형 니로다. 지난 2016년 친환경 전용 모델로 출시된 소형 SUV 니로는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선보였다.


셀토스, K5, 쏘렌토, 스포티지, EV6 등 최근 기아가 내놓은 신차들이 그랬던 것처럼 신형 니로도 실물을 드러냄과 동시에 기자들의 호평을 자아냈다.


니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하진 않았으나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전용 모델로 개발돼 오랜 기간 신뢰를 쌓은 모델이다.


기아는 이날 신형 니로의 내외장 디자인 외에 구체적인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송호성 기아 사장은 “신형 니로는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하이브리드 모델)와 전비(EV 모델)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 니로의 외관은 심플하면서도 하이테크한 감성의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갖춘 바디에 강인한 느낌을 주는 디테일로 세련되고 모험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구형 니로가 둥글둥글하고 무난한 느낌이라면 신형 니로는 좀 더 날렵하고 멋을 부린 모습이다. 후드 펜터까지 확장시킨 타이거 페이스, 심장 박동을 형상화한 LED DRL(주간주행등)은 기아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SUV 형제들과 차별화된 유니크한 느낌을 준다.


간결한 직선의 바디를 지녔지만 전면 범퍼에서 휠 아치를 지나 측면 하단부를 아우르는 클래딩과 부메랑 모양의 리어 필러로 투톤 디자인을 연출해 입체적인 느낌이 강하다.


신형 니로는 내년 1분기에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되며, 상반기 중으로 EV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2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현대차 프레스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현대차는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자율주행차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레벨 4 자율주행차의 국내 운영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서울 도심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로보라이드(RoboRide)’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로보라이드란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탑승객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현대차의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다.


자율주행 레벨 4 기술을 적용해 차량의 자동화된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 및 판단한 후 차량을 제어하고, 도로가 일시적으로 막히는 등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는 비상시에도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그밖에도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1975년에 출시한 포니를 재해석한 ‘헤리티지 시리즈 포니(Heritage Series PONY)’, 내년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의 콘셉트카인 ‘프로페시(Prophecy)’ 등을 전시해 전기차 전용 모델의 시작점과 미래 확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2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전기차 기반의 GT(그란 투리스모) 콘셉트카인 '제네시스X'가 전시돼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현대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도 전시 모델을 모두 전기차로 채웠다. 신차인 GV70 전동화 모델을 비롯, G80 전동화 모델, 전용 전기차 GV60, 콘셉트카 제네시스 엑스 등을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전시한다.


수입 럭셔리 브랜드들이 잇달아 세단과 SUV 전기차들을 들여오는 상황에서 고급 전기차 시장을 방어할 주역들이다.


2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EQE'가 공개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수입차 진영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플래그십 전기차 ‘더 뉴 EQS’를 비롯, 아시아 최초 공개 차량 3종과 국내 최초 공개 차량 2종을 모두 순수 전기차로 구성, 전동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모델은 ‘더 뉴 EQE’, ‘더 뉴 메르세데스-AMG EQS 53 4MATIC+’, ‘컨셉 EQG’ 3종이며, 국내 최초로 공개된 모델은 ‘더 뉴 EQS’, ‘더 뉴 EQB’ 2종이다.


특히 벤츠의 플래그십 모델에만 붙는 ‘S’ 이니셜을 지닌 더 뉴 EQS를 앞세워 세계 3위 S클래스 판매국인 한국 고급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대에도 높은 장악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시장에서 더 뉴 EQS는 최고 출력 245kW, 최대 토크 568Nm의 성능을 발휘하는 EQS 450+ AMG 라인 모델이 우선적으로 출시된다. 더 뉴 EQS 450+ AMG 라인은 107.8 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돼 있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478km 주행(환경부 기준) 가능하다.


2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BMW·미니(MINI)의 프레스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BMW i4, iX, 뉴 iX3, 뉴 미니 일렉트릭.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BMW 그룹 코리아 역시 BMW 브랜드 3종, 미니 브랜드 1종 등 4종의 신형 전기차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며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의 고삐를 조였다.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전시되는 전기차는 BMW iX, i4, 뉴 iX3, 뉴 미니 일렉트릭이다.


iX는 BMW그룹 전기차 모델 중 가장 앞선 기술을 자랑하며, iX xDrive50은 합산 최고출력 523마력을 발휘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6초에 가속한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iX xDrive50이 복합 447km, iX xDrive40이 복합 313km다.


BMW i4는 프리미엄 중형 세단으로 출시되는 BMW 최초의 순수 전기 모델이다. 한국에서 판매량이 많은 BMW 5시리즈와 4시리즈의 역할을 전기차 시대에는 i4가 해줄 것으로 BMW 그룹 코리아는 기대하고 있다.


미니 브랜드의 첫 순수전기 모델인 뉴 미니 일렉트릭은 엔진을 전기모터로 교체했음에도 불구, 미니 특유의 고-카트 주행 감각을 고스란히 유지한 모델이다.


2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아우디의 프레스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아우디 코리아는 참가업체 중 유일하게 콘셉트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종목은 물론 전기차다.


아우디가 이날 공개한 ‘A6 e-트론’ 콘셉트카는 아우디의 스테디셀러인 아우디 A6의 전동화 모델이다. 내연기관 시절에 가장 자신 있던 분야를 전기차 시대에도 공략하겠다는 전략은 벤츠, BMW와 동일하다.


A6 e-트론 콘셉트카는 아우디의 주도 하에 개발된 미래형 PPE(Premium Platform Electric)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전장 4.96m, 전폭 1.96m, 전고 1.44m의 스포트백 디자인을 갖췄다.


회사측은 A6 e-트론이 양산화되면 모델에 따라 최장 700km 이상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WLTP(유럽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 기준으로, 이보다 까다로운 국내 기준으로는 주행거리가 다소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가 내세운 또 다른 전기차인 ‘아우디 Q4 e-트론’은 콤팩트 SUV로 WLTP 기준 최대 520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그밖에 내달 출시를 앞둔 ‘아우디 e-트론 GT’ 와 ‘아우디 RS e-트론 GT’도 전시했다.


이날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을 둘러본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서울모빌리티쇼는 단순한 구경거리보다는 ‘실수요 중심’으로 전시물이 구성됐다”면서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확장을 앞둔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제품을 선보이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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