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5%이상 비중 85%↑…은행권 최대
'총량규제 및 중신용대출' 확대정책 효과
"취약층 선택 확대될 것…연체관리 필수"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중심 대출 정책을 확대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의 중·저신용자 비중이 지속된 우대정책으로 폭증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서민금융 활성화를 목적으로 도입된 인터넷전문은행의 기존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했단 비판을 받아왔던 만큼 이번 카뱅의 주 고객층 변경이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카뱅이 올 연말 금융당국과 약속한 중신용대출 비중을 맞추기 위해 사활을 건 만큼, 금융소외계층의 선택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금리 연 5~7% 구간 고객 비중은 85.3%로 집계됐다. 지난 1월말 비중인 0.5% 대비 84.8%p 폭증한 수치이자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규모다. 카뱅의 시중은행 중신용대출 금리 상한인 6.5%이상 고객 비중은 46.3%로 집계됐다. 지난 1월말 해당 금리구간을 이용하는 고객이 전무했던 만큼 10개월 만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급격히 늘린 것이다.
은행권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마이너스통장 금리 5%이상 고객 비중을 기록한 곳은 전북은행(38.9%)이었다. 34.8%의 비중을 차지한 SC제일은행이 뒤를 이었다.
카뱅이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마통을 운용했다는 증거는 평균금리의 급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올 10월말 카뱅의 마통 평균금리는 6.00%를 기록했다. 시중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기록이다. 전북은행의 5.36%대비 0.64%p 개선된 수치다. 지난 1월 카뱅의 마통 평균금리가 3.54%로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했던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평균금리가 높아졌다는 건 그만큼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중·저신용자가 빌려간 돈이 많았다는 의미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개인 신용 1~2등급 대상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3.62%로 국민은행(3.30%), 우리은행(3.27%), 하나은행(3.14%), 신한은행(2.94%) 등 시중은행보다 높았다. 당시 카뱅의 마통 금리 4% 미만 고객 비중은 80.3%에 달했다. 일각에선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와 맞지 않게 카뱅이 고신용자 위주의 이자놀이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방안과 중·저신용자에 집중하기 위해 카뱅은 지난 10월 마이너스통장의 고신용자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카뱅은 연초 금융당국과 중신용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 대비 20.8%까지 확대하기로 약속했던 만큼 고신용자 유입을 필수적으로 막아야 했다. 실제로 카뱅의 올 1~9월 중신용대출 공급액은 총 1조9701억원을 기록했다. 올 7월말 기준 10.9%에 불과했던 중·저신용자 대출 자산 비중도 10월 말 14.6%로 4.3%p 늘었다. 금융당국에 제출한 20.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금리확대 정책이 뚜렷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 연말까지 빠른 속도로 중신용대출을 늘려야 하는 만큼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성과내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중신용 고객의 선택폭이 넓어진다는 긍정적인 효과는 있지만 자칫하면 연체율이 높아질 위험이 있는 만큼 고도화된 신용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