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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도 넘은 경쟁…‘리뷰 테러에서 방역패스 위반 신고까지’


입력 2021.12.16 06:05 수정 2021.12.15 17:54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반복된 별점테러로 배달앱 노출 순위 하락 유도

리뷰 많지 않은 초기 매장에서 주로 발생

방역패스 위반 적발 시 영업정지, 4차 때는 시설 폐쇄까지

라이더들이 배달을 준비하고 있다.ⓒ뉴시스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된 가운데 업체 간 도 넘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외식업계 전반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쟁업체 배달앱 리뷰에 고의적으로 낮은 점수를 줘 배달앱 노출 순위를 떨어뜨리는가 하면, 방역패스 신고를 통해 영업정지를 유도하는 등 불공정하고 악의적인 행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배달음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최근 잇따른 악성리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아무 이유 없이 1점을 주는 손님으로 인해 배달앱 노출 순위도 몇 차례나 떨어졌다.


정씨는 “올 가을 가게를 오픈하고 초기에 할인 이벤트를 하면서 단골손님도 제법 생기고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부터 아무 이유 없이 리뷰 점수 1점을 주는 손님이 생겼다”면서 “처음에는 뭘 잘못 했나 싶어서 음식도 더 신경 쓰고 서비스도 더 넣어드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동네 경쟁업체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처음 몇 번은 그 가게가 있는 건물의 다른 사무실로 배달을 시키더니 나중에는 장소를 바꿔가며 시키더라”며 “아이디가 바뀌어도 같은 장소가 반복되는 걸 보면 여러명이 번갈아 가며 리뷰 테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 배달음식 전문점들은 배달앱을 통해 영업을 하는데 배달앱 상위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높은 리뷰 점수가 필수다.


리뷰 테러가 반복되면 배달앱 노출 순위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 주문이 줄면서 매출 감소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이 같은 악성 리뷰는 특히 사업 초기에 많이 발생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매장의 경우 리뷰 수가 적기 때문에 낮은 점수를 몇 개만 받아도 평점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같은 상권에 동종업체가 생기면 기존 업체들이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해 고의적으로 리뷰 테러를 하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면서 “당하는 입장에서는 알면서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달앱에 요청해 관련 리뷰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이 점수만 낮은 리뷰의 경우에는 악성 리뷰로 판단이 모호해 즉각적인 조치가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때문에 게시 중지 요청을 주로 하는데 이 경우 일정 기간 이후에 삭제되거나 다시 게시될 수 있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최근에는 방역패스 움직임과 맞물려 새로운 방향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방역패스 위반 시 과태료와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는데 이를 악용해 경쟁업체에 고의적으로 피해를 주는 식이다.


1차 적발 시 과태료 150만원에 영업정지 10일을 시작으로 4번 적발되면 시설 폐쇄 명령을 받게 된다.


일부 업주들은 40만원만 투자하면 경쟁업체를 망하게 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식당, 카페에서 백신접종 미확인 시 점주는 과태료와 영업정지 처분을 받지만 이용자는 10만원의 과태료만 물면 된다.


이용자가 악의적으로 백신접종을 하지 않고 경쟁업체를 이용한 뒤 신고할 경우 해당 업소는 꼼짝없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만든 조치가 경쟁업체 죽이기에 악용될 수 있는 셈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음식 장사하는 사람들끼리 매번 하는 얘기가 있다. ‘적은 항상 주변이나 동종업종에 있다’는 말”이라며 “경쟁업체가 하나 사라진다고 해서 그 상권을 독점할 수 있다는 건 짧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칫 잘못하면 그 상권 전체가 아니면 동종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아 공멸할 수도 있다”며 “서로 발전을 위한 경쟁을 해야지 죽이겠다고 덤비면 스스로도 살아남기 어렵다. 이런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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