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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롯데’ 제과업계 맞수, 17조원 인도서 격돌


입력 2021.12.16 06:24 수정 2021.12.15 16:04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롯데, 2004년 국내 식품기업 중 첫 진출…현지 초코파이 공장 2곳

식물성 원료로 대체한 채식주의자용 초코파이로 점유율 약 90%

오리온, 2월 현지 공장 설립 이어 신제품 확대하며 공략 속도

내수 시장 한계…해외시장 성적이 제과업계 1위 결정할 최대 변수로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제과업계의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 시장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인도는 13억에 달하는 세계 2위의 인구대국으로 제과시장은 17조원에 달한다.


특히 현지에서 한국 대표 상품으로 알려진 초코파이는 국내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오리온과 달리 롯데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오리온이 현지 공장을 설립한 것을 계기로 신제품 출시를 확대하는 등 라인업 확대에 나서면서 양사는 인도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됐다.


롯데제과가 인도 최대의 명절인 디왈리를 앞두고 지난 10월 방영한 초코파이 신규 광고.ⓒ롯데제과

롯데제과는 지난 2004년 국내 식품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인도에 진출했다.


당시 현지 제과 기업 패리스사(현 롯데인디아)를 인수한 롯데제과는 이후 첸나이와 델리에 대규모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인도 초코파이 시장에서 9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초코파이의 경우 작년 한 해에만 약 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 초코파이는 마시멜로에 사용되는 동물성 젤라틴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한 채식주의자용 초코파이 개발에 성공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인도는 힌두교의 영향으로 소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채식주의자가 전체 인구의 30~40%에 달한다.


또한 일찍부터 고급화 전략을 택한 점도 주효했다. 현지에서 초코파이는 12개 들이 한 상자에 150루피로,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지만 특별한 날 선물용이나 제사 음식 등으로 널리 쓰일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제과는 최근 50여개국에서 판매되는 초코파이의 디자인 매뉴얼을 재정립하고 패키지 디자인 표준화를 단행했다.


향후 롯데제과는 글로벌 초코파이의 슬로건 ‘Happy Moment’를 앞세워 인도를 비롯한 해외 각국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시장에서의 롯데 초코파이는 2018년 900억원, 2019년 1020억원, 2020년 1130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매년 두 자릿수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제과는 해외 초코파이 공략의 주요 거점 중 하나인 인도 시장을 시작으로 연말에는 러시아와 파키스탄에도 광고 방영을 계획하는 등 초코파이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리온 인도 법인 '초코파이 딸기잼', '초코칩 쿠키' 제품 이미지.ⓒ오리온

오리온은 올 들어 인도 시장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 2월 인도 ‘라자스탄’(Rajasthan)주에 생산 공장을 완공, 생산거점을 확보한 오리온은 신제품 출시를 확대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리온은 최근 인도 현지에서 ‘초코파이 딸기잼’, ‘초코칩 쿠키’ 등 신제품을 출시했다.


지난 3월 첫 선을 보인 ‘초코파이 오리지널’에 이은 신제품인 초코파이 딸기잼은 인도에서 고품질 원료와 이국적인 풍미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착안해 출시한 제품이다.


인도는 차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함께 곁들여 먹는 비스킷 제품이 전체 제과 시장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이에 오리온은 진한 초콜릿 맛으로 국내에서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초코칩 쿠키로 현지 프리미엄 비스킷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오리온 베트남 법인에서 들여오는 쌀과자 ‘안’과 ‘카스타드’가 현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오리온은 소득 수준이 높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형마트, 이커머스 판매를 강화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소규모 전통 채널 입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제과업계에서는 양사의 해외시장 경쟁이 향후 국내 제과업계 1위 자리를 다투는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리온은 작년 롯데제과를 제치고 제과업계 1위에 올랐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도 오리온이 1조7290억원, 롯데제과가 1조5967억원으로 오리온이 앞서는 상황이다.


해외 비중은 오리온이 두 배 이상 높다. 전체 매출 중 해외매출 비중은 오리온이 65% 이상인 반면 롯데는 30%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 시장의 경우 출산율 저하로 핵심 소비층인 유아, 청소년층이 줄고 있어 결국 해외시장 성적에 따라 전체 실적이 좌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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