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ER 10배 하단 지지
금리 인상 고려 상반기 '유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증시는 비관론 보다 긍정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증권가는 코스피 하방 구조가 탄탄해진 만큼 반등에 힘이 실릴 것으로 평가했다. 코스피 하단이 2780p선에서 형성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02p(0.57%) 오른 3006.41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4.34p(0.43%) 상승한 1007.86으로 마쳤다.
전날 FOMC 정례회의 이후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성명을 통해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의 규모를 매월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상향하고 테이퍼링 마무리 시점도 내년 6월에서 3월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또 내년 기준금리 3회 인상을 예고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이후 증시 강세가 나타나는 이유는 연준의 테이퍼링 가속화, 점도표 상향조정이 예상됐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FOMC 결과를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 인플레 대응…코스피 PER10배 부근 지탱
증권가는 FOMC 이후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코스피 하단이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 방향은 고용 회복을 위한 인내보다 인플레이션 파이팅으로 옮겨가는 중"이라며 "내년 하반기 이후 인플레이션 위험은 지금과 달리 완화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사이클이 둔화되는 가운데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인 정책을 끌고가는 것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도 "코스피는 현재 기간조정을 통해 상당부분 가격조정을 이뤄 주당수익률(PER) 10배 부근인 2780p는 여전히 단단하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를 고려할 때 하반기 보다 상반기가 투자 적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론 통화정책으로 조정을 받았던 정보기술(IT)·반도체 등 대형 기술주의 반등을 예상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겠지만, 시중 금리가 충분히 오르기 전에는 주식에서의 자금 유출은 제한적"이라며 "테이퍼링이 종료되는 6월 이후 시장 조정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FOMC 재료 소화 후 대형 IT가 중심이 된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밸류채인 전방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긴축 속도 하락시 증시 전망 변경 불가피
연준이 생각만큼 긴축에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경우 내년 증시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와 동시에 경기 회복을 저해하거나 나아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며 "지금까지의 경제 회복의 속도는 빨랐으나 팬데믹 불확실성에 향후 긴축 진행이 더해진다면 연준이 예상한 것보다는 경기 회복이 늦어질 수 있는 리스크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