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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親시장 행보' 천명…금융사 공정경쟁 '탄력'


입력 2021.12.21 14:33 수정 2021.12.21 14:34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금융사 지원, 친시장 감독 의지 '확고'

시장가격 '존중' 의지…가격경쟁력↑

"규제 약화 기조에 자유로운 경쟁 기대"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친(親)시장적 감독 행보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징벌적 감독 방식인 사후적 감독보다 리스크를 예방하는 사전적 감독을 강화해 금융사 지원과 소비자 보호를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의미이다.


특히 정 원장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금융상품의 '가격'을 존중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당국 눈치를 보지 않고 공정한 경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정 금감원장은 온라인으로 개최된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친(親)시장적 행보로 인한 감독 기능 약화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금융사 리스크를 예방하는 사전적 지도와 책임소지를 규명해야 할 사후적 감독을 균형 있게 조화시켜야 감독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지난 8월 취임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친시장적 행보를 고수해왔다. 취임 당시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면서 임직원에게 금융시장과의 활발한 소통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기조는 지속됐다. 정 원장은 "사후적 기능과 사전 지도만으로도 완벽할 수 없는 만큼 두 가지를 모두 강화해 감독과 시장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감독당국의 친시장적 행보와 지원에 대한 약속만으로 공정한 시장 경쟁이 가능한 토양이 갖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감독방향 아래에서 불가능했던 가격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정 원장이 간담회에서도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공정한 상품 경쟁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원장은 이날 "시장에서 형성한 금리는 기본적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어지는 가격인 만큼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해서도 보험료율을 시장이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정 원장은 "보험업법에 보험요율은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돼있는데, 합리성은 감독당국과 정책당국이 시장상황 봐가며 보험회사와 금융당국이 협의해 조율돼야 할 사안"이라며 "요율도 가격이어서 시장 공급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손해보험업계는 내년 실손보험료를 최소 20%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전체 실손보험 손해율이 131%로 집계된 만큼 20%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있어야 손해를 면할 수 있다는 주장에서다. 보험업계는 지난해에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1·2세대 실손보험료를 20% 내외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당국에 전달했지만, 당국은은 이를 묵살하고 평균 10~12%만 인상했다.


아울러 정 원장은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제한을 걸었던 금융사 배당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약속했다. 그는 "배당가능 이익 중에서 어느 수준으로 배당할 것인지는 대해선 개별 금융사가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형 금융사 관계자는 "규제 산업인 금융회사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가격을 설정할 때 당국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점"이라며 "최근 소비자 보호를 명목으로 과도한 제재가 금융사의 목을 졸랐던 상황도 다수 있었던 만큼 시장친화적 감독방침은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한 바탕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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