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보험금 증가세 지속
"외제차 및 도덕적해이 급증 요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낮아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서서히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등장했다. 이와 함께 지속된 물가상승세와 경제·사회의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보험금도 늘어나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26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가 자동차보험에 미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차보험 손해율은 79.4%로 집계됐다. 자동차 운행 감소로 인해 낮아진 사고 발생률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85.0% 대비 5.6%p 하락했다.
자동차 사고 발생률은 코로나19 이후 과거 3년 평균보다 더 낮아졌다. 특히 2020년 이후 사고 발생률 하락 폭은 2016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2021년 상반기 대인·대물배상 사고 발생률은 각각 과거 3년 평균보다 5.64%, 10.73% 낮게 집계됐다.
하지만 이 추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2년 이후 자동차 대당 1일 평균 주행거리는 감소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초기와 다르게 차량 운행 빈도가 높아질 수 있고, 차량 운행 빈도가 낮아져도 대인배상 사고 발생률은 높아질 수 있다는 게 보험연구원측 설명이다.
아울러 사고 건당 보험금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 시작된 2020년에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대물배상의 경우 외산차 비중 확대, 대인배상의 경우 1인당 진료비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대물배상 사고 건당 보험금 증가율은 평균 3.5%, 대인배상 사고 건당 보험금 증가율은 -3.1%였다. 하지만 2013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는 대물배상 5.5%, 대인배상 4.2%로 확대됐다.
사고 건당 보험금의 경우 2020년 대물배상은 173만원, 대인배상은 442만원으로 전년 대비 9.1%, 11.0% 증가했다. 2021년 상반기에도 대물배상, 대인배상은 각각 2.5%, 0.5%씩 늘어나면서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됐다.
보험연구원은 대인배상을 중심으로 계약 건당 보험금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손해율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인배상 사고 건당 대인배상 보험금 증가세는 도덕적 해이 심화로, 대물배상 사고 건당 보험금 증가세는 공급망 불안과 물가상승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이로 인한 경제·사회의 불확실성 확대로 당분간 차보험 손해율은 상승 추세 속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상승으로 인한 사고 건당 보험금 상승세는 지속되고, 경기 부진에 따른 보상 유인 확대로 대인배상 사고 발생률의 변동성도 함께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