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탄핵 때보다 좋은 조건인 게 당이
안 깨졌다는 건데…'분당 자초 발언' 우려
윤상현 "어둠의 세력에 역부족…분열 때문"
박덕흠 "'당 분열 시키는 건' 없어야겠단 건의"
윤석열 전 대통령 전원일치 파면 선고 직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일부 의원들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보수 분열을 자초하는 듯한 발언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유리한 점이 보수정당이 분당(分黨) 되지 않았다는 점인데, 조기 대선 패배를 자초할 수 있는 문제 발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해왔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제발 탄핵만은 막자고 읍소했는데 우리 동료 의원들이 탄핵에 앞장섰다"며 "지금도 안에 같이 못 앉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의총 도중 기자들고 만난 자리에서 "탄핵을 찬성한 의원 중에 언론에 자꾸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당내 결속을 해쳤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윤상현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자체가 쇼크다. (전원일치로) 파면 결정이 나오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며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은 절차적 불공정과 범법, 편향으로 점철돼 있다. 민주당의 입법 독재에 헌법재판소가 굴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의 현실은 이재명 대표 민주당의 일극 체제다. 입법부·사법부에 이어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이재명 일극 나라가 된다"며 "동료 의원들이 분열을 막고 이재명의 나라를 막기 위한 지혜를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어둠의 세력과 열심히 맞서 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우리가 분열돼 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을 두 번 탄핵시키는 어리석은 집단이 어디 있느냐.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고 꼬집었다.
다만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는 네 가지 측면에서 조건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때에는 △탄핵당한 당사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자 한나라당의 대표를 지내 누가 봐도 보수의 적통이라는 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당밖에 강력한 대권주자가 있어 원심력으로 작용했다는 점 △원내 38석의 강력한 중도 '제3당'이 있었다는 점 △보수정당이 깨져 바른정당이 창당됐다는 점 등으로 인해 '조기 대선'에서 힘을 쓸 수가 없었다.
반면 지금은 △탄핵당한 당사자는 원래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전격 발탁된 인물로, 보수 적통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점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모두 국민의힘의 울타리 안에 있다는 점 △양당 구도로 표를 분산할 강력한 제3당이 없다는 점 △보수정당이 분당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이 유리한 요소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이미 흘러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때의 문제를 둘러싸고 '조치'를 하자면서 분열과 분당을 부추기는 발언을 하는 것은 '조기 대선'에서 유리한 조건을 스스로 없애는 문제 발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선 중진 박덕흠 의원은 "취지는 우리가 같이 함께하려면 뜻을 같이해야 한다는 그런 취지"라며 "자꾸만 당을 분열시키는 건 없어야겠다 그런 얘기를 지도부한테 건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한두 분이 자꾸만 우리 당(의 기조 및 당론)과 반하는 얘기를 하니까 그런 얘기(공론화)를 한 것이지 전체가 그 얘기를 한 건 아니다"라며 "생각과 이념을 같이 할 수 없는 사람들은 함께 할 수 없지 않느냐. 그래서야 우리가 큰 선거, 대선 같은 경우를 이길 수 있겠느냐 이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