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대위 평화번영위원장
北, 올해 미사일 도발 8차례
제재 무관 순항미사일부터
제재 위반 탄도미사일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대위 평화번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30일 "북한이 올해 여러 차례 군사행동을 했지만 특별히 도발 수위를 높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북한이 올해 자행한 미사일 도발이 "저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의 관련 발언은 '올해 미사일 시험발사를 8번 진행한 북한이 순항미사일에서 탄도미사일로 수위를 높인 감이 있는데, 의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위원장은 "우리는 북한의 군사적 행동을 다 도발이라고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에 따라 도발이라 규정되는 건 크게 두 가지다. 핵실험을 하거나 아주 장거리 미사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가 "미국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2018년 이후 중단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올해 8차례 각종 미사일을 쏘아 올렸지만,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가 없었으니 도발 수위를 끌어올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대북제재)가 사거리와 무관하게,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위원장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제재와 무관한 순항미사일에 이어 각종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은 도발 강도를 높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도 이같은 문제를 의식한 듯 "중·단거리 탄도미사일도 현재 제재에 걸려있다"며 "이건 저강도 도발에 해당된다. 미국을 겨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올해 시험발사한 각종 미사일이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만큼, 미국 위협 여부에 따라 고강도·저강도 도발을 구분하는 것은 우리나라 안보 환경을 평가하는 데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北, 제재해제 안 되면 도발할 수도"
아울러 이 위원장은 "북한이 미국에 대해 '핵실험도 안 하고 ICBM 발사도 중단했는데 왜 제재완화를 하나도 안 해주느냐'하는 불만이 있다"며 "그 불만에 대해서 아직까지 고강도 시위는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북제재,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등으로 북한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상당히 걱정된다. 도발이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북한이 장기 교착국면을 깨기 위해 ICBM 시험발사 및 핵실험 등의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우리가 북한을 대화·협상으로 끌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강하게 부딪힐 건지에 따라 북한 대응도 나오지 않겠느냐"며 "북한이 필요한 제재해제가 안 되는 상태에선 상당히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