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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급등하는 환율…하나금융, 환차손 리스크 '촉각'


입력 2022.01.13 06:00 수정 2022.01.13 10:32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환차손 탓에 비이자이익 홀로 악화

외화 부채 관리, 실적 안정화 숙제

국내 4대 금융그룹 비이자이익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하나금융그룹의 비(非)이자이익 실적이 최근 국내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환율이 출렁일 때마다 과거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끌어안게 된 외화 부채가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새해 들어 또 다시 환율이 급등하면서 다시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는 가운데 옛 외환은행이 남긴 유산에 대한 관리는 하나금융이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개 금융그룹이 지난해 1~3분기에 거둔 비이자이익은 총 8조32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액수로 따지면 8149억원 증가했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만 1조807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3% 줄었다. 반면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은 2조8151억원으로 3.8%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KB금융 역시 2조6064억원으로, 우리금융도 1조919억원으로 각각 23.9%와 56.5%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금융그룹 대부분이 비이자이익을 확대할 수 있었던 주요인은 관련 실적의 핵심인 수수료이익이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금융그룹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수수료이익은 7조76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나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이 축소된 하나금융도 수수료이익만큼은 같은 기간 대비 11.3% 늘어난 1조8798억원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이 맥을 추지 못한 건 환율 급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아서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사의 외화 부채와 자산 사이에 일시적인 격차가 생기게 되고 그 만큼 환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3분기 동안 1130.0원에서 1184.9원으로 54.9원이나 올랐다.


이로 인해 주요 금융그룹들 모두 외화환산손익 측면에서 부진을 면할 수 없었다. 다만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은 손실을 내지 않는 범위에서 외화환산손익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하나금융은 지난해 3분기에만 819억원에 달하는 비화폐성 환차손을 떠안게 되면서 비이자이익에 제동이 걸렸다.


◆환율 따라 드러나는 아킬레스건


하나금융이 환율 상승으로 환차손을 짊어지게 된 건 비단 이번만의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분기에도 820억원의 비화폐성환차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1088.0원에서 1133.5원으로 45.5원 올랐다. 2020년 1분기에도 1091억원에 이르는 비화폐성 환차손을 감당했는데, 이 때 원·달러 환율은 1157.8원에서 1222.6원으로 64.8원 급등했다.


하나금융의 환차손익이 환율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외환은행 인수가 자리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손에 쥐면서 여러 해외법인을 얻었지만, 동시에 대규모 외화 부채도 떠안게 돼서다.


문제는 연초부터 환율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일 통화정책 긴축 기조를 보다 강하게 내비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의사록이 공개된 직후 원·달러 환율은 1년 6개월여 만에 1200원을 돌파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1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그룹들이 해외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헤지 전략에도 더욱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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