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환율 공습②] 기준금리 높이는 미국, 무역 국가 한국 손익은


입력 2022.01.18 16:39 수정 2022.01.18 16:42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시장 불안에 ‘안전자산’ 달러 인기

연준, 테이퍼링 강공 달러 강세 계속

외화보유액 증대 등 맞춤 대응 필요

지난달 31일 한미 통화스와프가 종료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유로와 엔화, 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Dollar Index)’는 지난해 89.40을 기록한 이후 계속 높아져 지난 17일 기준 95.16까지 치솟았다. 달러인덱스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달러 강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상이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소 3~4차례, 많게는 6차례까지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예고되면서 달러 가치가 지속 상승 중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최소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고 최근 금융 시장이 연준의 긴축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흐름을 고려한다면 단기간 하락 국면으로의 진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정세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미·중은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금지 등 국제 갈등이 달러라는 안전자금 선호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오미크론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지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모두 물가 상승이라는 압박 속에 패권 경쟁을 가속하는 상황이라 자국 통화 가치를 높게 유지하는 정책을 당분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기축통화인 달러 강세가 오래되면 경제 기초체력이 취약한 신흥국이 일차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과 수입, 물가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달러 강세는 현재 우리 무역 시장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역대급’ 수출 실적에도 지난달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액이 수출액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분야 수입액이 급증하며 지난달 역대 최대 수출액 달성 기록을 무색하게 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5억9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2020년 4월 이후 20개월 만에 기록한 적자다.


우리나라 경제는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 비율이 72.9%에 달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미국(35.5%)과 일본(34.1%)의 두 배 수준이다.


이 때문에 달러 강세 속 무역수지 적자는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새해 들어서도 적자가 계속되고 설 연휴 등을 고려하면 두 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주도로 압축 성장한 우리나라로선 양대 경제 대국의 자국 통화 강세 정책을 잘 살펴서 상황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위기 상황이 아니라 하더라도 외화보유액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난달 31일 자로 한·미 통화 스와프(currency swaps)가 끝난 만큼 외화보유액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한국은행 외화자산 구성을 보면 국채 36%, 정부기관채 21%, 회사채 14%, 자산유동화채권(MBS) 13%, 주식 7.7%, 현금 6%인데 회사채와 MBS는 부도 위험이 있는 위험자산”이라며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채권은 매도하고, 언제든지 인출이 가능하도록 현금과 국채중심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투자 3대 원리는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이라며 “외환보유고는 너무나 소중하기에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은 매각하고, 국채와 달러 비중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달러 강세에 환율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6일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브리핑에서 “최근 환율 흐름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생각”이라며 “시장 쏠림이나 급격한 변동성 확대가 발생하면 시장 안정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환율 공습③] 미국과 반대로 가는 중국, 위안화 변동성 확대에 수출입 시장 ‘혼돈’에서 계속됩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