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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7년래 최고', 기아 '역대 최고' 실적 예약


입력 2022.01.20 06:00 수정 2022.01.19 16:2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작년 영업이익 현대차 7조, 기아 5조3천억 예상

제네시스‧RV 중심 판매믹스 개선, 판매단가 상승 등 효과

현대자동차‧기아 2021년 경영실적 컨센서스. ⓒ데일리안(에프앤가이드 자료) 현대자동차‧기아 2021년 경영실적 컨센서스. ⓒ데일리안(에프앤가이드 자료)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했음에도 불구, 영업이익에서는 나란히 10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양적 성장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RV 비중 확대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 증가 등으로 고부가 차량 위주의 판매믹스 개선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경영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는 매출 117조1171억원과 영업이익 6조949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무려 190.2% 증가한 규모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2.3%에서 5.9%로 3.6%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성장률에는 2020년 세타2 엔진 리콜 충당금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영업이익 규모 자체가 역대급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7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경우 지난 2014년(7조5500억원) 이후 7년 만에 7조원을 이상을 달성하게 된다.


기아는 올해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아 컨센서스는 매출 70조5311억원, 영업이익 5조292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2%, 영업이익은 156.1%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3.5%에서 7.5%로 4.0% 증가할 전망이다.


기아의 기존 역대 최고 영업이익은 2012년 세운 3조5223억원이었다. 컨센서스대로라면 이를 2조원 가까이 초과 달성하는 것이다. 물론 연간 영업이익 5조원 달성도 최초다.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이 전세계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었지만 오히려 현대차와 기아에게는 기회가 됐다. 2020년 코로나19로 묶였던 수요가 지난해 본격적으로 풀리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차질로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며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상대적으로 반도체 수급난에 잘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헌 현대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상무)는 지난 13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에서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실적은 생산시설이 어디에 위치했느냐, 핵심 부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했느냐가 좌우했다”면서 “일본 토요타가 (부품)안전재고를 많이 확보해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대차와 기아도 재고 보유량이 양호한 편이었기 때문에 작년에 실적이 괜찮았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공급 부족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생산이 원활한 기업이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현대차와 기아가 그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가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차종들이 대거 풀체인지(완전변경)에 들어가는 신차 슈퍼 사이클이었다는 점도 한몫 했다. 특히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G80, GV70 등 해외 시장에 본격 출시했고, 현대차와 기아는 RV 신차들을 대거 출시하며 고부가 차종 위주의 믹스 개선이 이뤄졌다.


기아의 경우 전체 차량 중 RV 비중이 지난해 3분기 58.7%에 달했으며, 4분기에는 60%까지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공급자 위주의 시장 형성과 제품 믹스 개선으로 기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대당 판매가격이 7.5%가량 상승할 정도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현대차 역시 비슷한 수준의 대당 판매가격 상승을 나타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는 일부 차종의 경우 판촉을 위해 지출하는 인센티브가 크게 줄면서 실거래가가 30%나 오른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 아이오닉 5(현대차)와 EV6(기아), GV60(제네시스)가 잇달아 출시되며 과거 수익을 깎아먹는 원인이 됐던 전기차 부문에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것도 전체 실적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차종들의 신차효과가 아직 한창인데다, 지난해에서 이월된 대기수요도 상당부분 쌓여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급자 우위의 구도가 당분간 지속되는 등 시장 상황도 유리하다. 이동헌 실장은 “올해는 가격인상과 물량확대가 동시 가능한 전무후무한 초과수요 상황”이라며 “자동차 업체들은 양적 판매 확대는 물론, 수익성 제고를 통한 질적 성장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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