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AWE 2025에 한종희·조주완 출격
CES, IFA에 이어 대형 전시회로 발돋움
로봇청소기·TV 등은 이미 점유율 앞질러
중국 가전 약진에 국내 투톱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례적으로 양사의 가전 수장이 모두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를 찾아 기술 트렌드 파악과 대응 전략에 나선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지난 20일 중국 상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린 AWE 2025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바로 이동한 것이다.
같은 날 조주완 LG전자 CEO도 전시장에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수장이 나란히 해당 전시회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최근 중국 가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AWE는 관람객만 1000여개 기업이 참가하고, 36만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모이는 대형 전시회로 알려져있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비약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미국 CES, 독일 IFA 등과 비교되며 점차 그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인만큼, 사실상 하이얼, TCL, 하이센스 등의 중국 대표 종합 가전 기업들이 자사 최신 기술을 탑재한 제품들을 메인으로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나란히 출격해 대형 규모의 전시 부스를 꾸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AWE에 1512㎡(약 457평)규모로 부스를 꾸렸다. 기기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싱스 기반의 AI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중국 평균 주방 가구장 크기에 맞춘 '키친핏 맥스' 냉장고 등도 선보였다. LG전자 역시 1104㎡(약 334평)전시장에서 AI 가전과 AI 홈 허브 'LG 씽큐 온' 등을 전시한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AWE에 대형 부스를 전시한 것과 가전 수장이 나란히 현장을 찾은 것을 두고, 글로벌 시장과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트렌드를 익히고, 중국 내수 시장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미 중국 가전의 한국 시장 침투는 점차 그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한국 제품을 모방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특정 시장을 선도하고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 등 한 차원 높은 기술력으로 앞서가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중국산 로봇청소기 '로보락'은 아예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로보락은 삼성전자, LG전자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00만원대에 육박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그 점유율이 66%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로보락에 대응해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아직 시장 구도를 바꾸진 못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역시 지난해 IFA 2024에서 "중국 기업은 폄하가 아니라 이제 무서워해야할 대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TV 시장은 아직 한국 업체들이 프리미엄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저렴하되 성능을 앞세운 TCL, 하이센스, 샤오미 등의 공세에 점유율이 역전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앞서 언급한 중국 업체 3사의 글로벌 점유율은 31%를 넘어섰다. 삼성과 LG를 합산한 28%를 추월한 수치다.
한편 지난 20일 로보락은 한국 시장에 자사 세탁건조기 'H1 라이트'를 공식 출시하면서 '종합가전사'로 한발 내딛었다. 샤오미 역시 최근 한국법인을 설립하며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출시하며 스마트홈 공세를 확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열리는 상해가전박람회인 AWE가 점차 업계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기술 트렌드와 그 방향을 알기 위해 한국 업체들도 점차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