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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일원을 꿈꾸다③] 아카데미 출신?…“눈여겨 봐” VS “필수 아냐”


입력 2022.01.20 14:11 수정 2022.01.20 10:3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현장 감각 강조

업무 이해도 면에서 아카데미 출신들이 우세

의견 양분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를 꿈꾸는 이들이 각자 발품을 팔아 대학교, 학원, 교육 기관을 통해 신인개발, A&R, 음반 기획, 연예 홍보, 마케팅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비롯해 예술경영, 문화산업, 전반적인 교육을 실무, 실습 중심의 교육을 받고 있다.


ⓒ픽사베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곳에서 배운 이론과 실무 경험이 실제로 취업에 어느 정도 유효성이 있는지 따져 볼 일이다.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부 그럴듯한 커리큘럼을 홍보한 뒤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경험을 포장해 돈을 버는 행위”라는 말이 돌기도 한다.


가수 소속사 A&R 팀장 A씨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A씨는 “이 일은 음악 전공자들이 많다. 비전공자들의 경우 자세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접할 수 없으니 미리 경험을 하면 성의와 관심이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잘 교육받으면 확실히 이해도가 높다”라며 “기본적으로 기획서나 리뷰, 음악적 지식을 처음부터 교육하지 않아도 돼 눈 여겨본다”라고 전했다.


반면 가수 전문 소속사 대표 B씨는 “나는 오히려 더 안 뽑는다. A&R의 지망생 경우, 곡의 트렌드를 캐치하지 못하고 지식만 어설프게 배워오는 경우를 다수 접했다. 솔직히 일에 필요한 지식이나 취업 정보는 검색하면 다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걸 찾아보지 않고 학원에 의존한다는 것 자체가 성의가 없어 보인다”라고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학과를 졸업한 외주 홍보사 대표 C씨는 “학교를 다니며 비슷한 꿈을 가진 친구들과 정보나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또 학교에서 인연이 돼 취업의 기회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몫이다.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고 취업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엔터테인먼트 학교를 다니는 것보다, 일하고 싶은 관련 학과나 공부를 하는 게 나은 것 같다. 해외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외국어를, 홍보 일을 하고 싶다면 언론학과, A&R은 음악학과가 더 도움이 된다”라면서 “하루빨리 현장에서 뛰는 걸 추천한다. 현장 감각과 경험이 중요한 직업이다”라고 조언했다.


매니저학과 출신으로 올해 경력 10년 차인 매니저 D 씨는 “사실 나는 학교에서 쓸 만한 걸 배우지 못했다. 말은 매니저 학과지만 공연 매니저, 공연 무대 매니저 등 다양한 영역의 매니저 업무를 배운다. 연예인 매니저의 경우는 현장에 빨리 투입되는 것이 좋다. 매니저 채용 공고가 많다. 경험과 지식이 없다고 망설이지 말고 회사의 문을 용감하게 두드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오래 일을 해보니 매니저는 그런 것들보다는 인성과 성실함 끈기, 그리고 운전 실력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매니저 E씨는 “직원 채용 시, 관련 학과를 나왔다고 절대 우대하지 않는다. 너무 환상과 자신의 역량에 대해 과대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해 잡일부터 시작하는데 그들이 꿈을 꾸는 건 실장급이 수행하는 업무들이다. 그런 이상과 현실이 크면 오래 못 버티기 때문에 오히려 뽑지 않는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가수들의 비주얼을 책임지는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및 스타일리스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아카데미를 통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크게 필요치 않은 상황이 많았다. 아카데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재산은 인맥이었다. 현재 이 분야는 업계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 인재를 알아보고 있는 시스템이 자리잡았다. 스타일리스트 F씨는 “아카데미에서 자신을 가르쳐준 선생님의 밑으로 들어가 일을 시작하거나, 추천을 통해 발을 담군다. 그거를 바라고 아카데미에 등록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라고 전했다.


대형 소속사 직원 G씨는 “새로운 신입을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뽑았다. 일부러 그렇게 뽑은 건 아니지만 확실히 면접을 보면 업무 이해도가 높다. 테스트를 해봐도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잘 적응하고 업무 역량이 높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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