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단순 감상 넘어 소통하며 풍족함 경험 주는 것도 중요.”
“커뮤니티 시네마, 좀 더 일상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문화가 필요했다.”
모든 영화들이 그렇겠지만, 독립·예술영화는 온라인이 아닌, 대면 상영이 중요한 분야다. 유료 가입자를 붙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OTT에서 이목을 끌기가 쉽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지만, 영화 상영을 넘어 감독, 배우, 타 관객들과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며 작품의 의미를 확장하는 활동들도 함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급사 씨네소파 최예지 이사는 “OTT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이 스킨십이 중요한 독립영화에게는 조금 불리한 환경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독립영화는 상업적인 이유보다는 감독이라는 예술가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술영화의 영역에 들어가다 보니, 영화를 매개 삼아 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활동도 함께 중요한 것 같다. 또 독립영화는 마니아들이 많다. 작품 자체, 배우와 감독들까지 함께 좋아하는 경우들이 많아 이러한 부분을 함께 충족할 수 있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자체가 위기인 상황에서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대기업 멀티플렉스도 매출 추락을 호소 중인 가운데, 휴관이나 폐관을 하는 독립예술영화전용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CGV가 운영하던 전용관 아트하우스들도 문을 닫기 시작, 전국 19개 극장에서 26관으로 운영되던 CGV 아트하우스는 현재 15개 극장에서 21개관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벼랑 끝에 서게 된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은 사실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의 등장 이후 늘 위기 속에서 운영이 되어왔었다. 이에 이제는 전용관이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한 독립영화 관계자는 이를 위해 ‘커뮤니티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이에 대해 “이제는 극장들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자체적으로 활성화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극장 중심으로 커뮤니티 활성화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개별 영화도 중요하지만 그 중심인 극장이 바로 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화관을 벗어나 커뮤니티 형성만으로 독립, 예술영화의 의미를 이어가는 활동을 하기도 한다. 극장이 없는 지역 또는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접하기 힘든 지역에서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고, 또 이를 매개로 문화활동을 이어나가는 ‘커뮤니티 시네마’를 직접 실천 중인 협동조합 모두를위한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이하 모극장)이 그 예다.
이들은 극장에서 꾸준히 정기상영회를 열거나 소규모 영화제를 개최하는가 하면, 누구나 상영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공동체상영 온라인 플랫폼 ‘팝업시네마’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활동으로 확장, 이슈나 가치 담론들을 발굴하기도 한다. 2013년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모두를위한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이 설립됐다.
모극장 김남훈 대표는 “지역에 내려가서 보니 영화들을 접하기 힘든 곳들이 많더라. 극장만으로는 이걸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아 자발적으로 지역 공동체 안에서 상영을 하고, 또는 영화제를 열고, 이것과 연계해 교육을 하거나 살롱을 여는 등 공동체 활동으로 이어나가는 것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통해 독립·예술 영화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단단한 커뮤니티를 구축해 꾸준한 상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영화는 대중 예술임에도 불구하고 접근성이 낮지는 않았다. 특히 시설이나 이런 걸 조성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든다. 일반 시민들의 접근성이 낮아져 오히려 관객이 줄어드는 현상이 이어지기도 했다”라며 “시네필은 시네필 대로 있고, 여가 문화로서의 역할은 대기업이 독과점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일상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문화가 필요했다. 큰 방향은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였다. 느슨하지만, 단단한 형태의 공동체가 형성되고, 이것이 활성화가 됐을 때는 산업군에서 기대하는 유통의 선순환, 다각화된 배급 구조 마련도 기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