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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멸망했으면" "선수단 당장 철수시켜라" 분노하는 2030


입력 2022.02.09 04:46 수정 2022.02.08 19:45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황대헌·이준서 실격 판정…개막식 '한복공정' 논란으로 들끊는 '반중 정서'에 기름 부어

국민들 "수치심도 없고 국격도 스포츠 정신도 버린 민폐국…중국, 국제대회 개최 자격 없어"

"대통령과 여당이 중국에 비굴하니 스포츠도 우리를 속국 다루듯이 해"

전문가들 "공정·이익 민감 2030, 자국 이익에만 혈안 중국에 반감…중국, 국격 높여야"

한국 선수를 미는 중국 선수.ⓒ SBS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이준서·황대헌 선수가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으로 실격을 당하면서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반중 정서와 공정성에 민감한 2030 세대들의 특징이 결합된 현상으로 분석하면서, 특히 반중 정서는 자국의 이익에만 혈안이 돼 있는 중국 스스로가 자초한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석연찮은 판정으로 7일 열린 베이징올림픽 1000m에서 아예 결승 무대에서도 서지 못했다. 황대헌은 준결승 1조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실격 처리됐다. 비디오 판독 결과 황대헌이 뒤늦게 코스를 파고들었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공교롭게도 런쯔웨이, 리원룽이 1, 2위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이준서도 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 처리됐다. 비디오 판독 결과 레인 변경 때 뒤에 있는 선수들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결승 진출 티켓은 또 중국 선수의 몫이 됐다. 우다징이 결승에 진출했다. 이후 결승에선 골인 지점을 1위로 통과한 헝가리 샤오린 산도르 류 역시 비디오 판독 결과 페널티를 받으며 실격 처리됐고, 금메달은 런쯔웨이가 가져갔다.


이번 편파판정 논란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공정' 논란부터 들끓던 반중 정서에 더욱 불을 지폈다. 직장인 박모(30)씨는 "우리나라 선수들 어이없게 실격되는 것보고, 결과를 예상하긴 했는데 헝가리 선수들을 응원했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며 "중국이 중국했을 뿐인데, 올림픽만 바라보고 수년간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를 지켜본 이모(32)씨도 "아무리 홈그라운드 어드벤티지를 고려한다고 해도 정도가 있지, 황대헌 선수를 실격 처리한 건 선을 넘었다"며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만든 중국은 다시는 국제대회 개최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한 이유가 다 있었다. 우리 선수단도 당장 철수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분노했다.


대학생 김모(24)씨는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잘못을 하고도 부끄러움도, 수치심도 못느낀다는 것"라며 "코로나를 퍼트리고도 이 사실을 부인한 나라답게 국격도, 스포츠 정신도 버린 민폐국"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과 여당이 중국에 비굴하니 스포츠도 우리를 속국 다루듯이 하고 급기야 올림픽에서 이런 수모까지 당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온라인상에서 중국에 대한 적개심은 더욱 노골적이다. 한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욕설을 사용하며 '중국이 멸망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수백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동조했다. 8일 오전 트위터에서는 중국인을 폄하하는 뜻으로 주로 쓰이는 '짱개XX들' '중국XX들'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트렌드를 차지하기도 했다.


결승전에서 류샤오린 산도르를 잡아끄는 런쯔웨이 ⓒ KBS SPORTS

전문가들은 개막식 '한복공정' 논란에 더해 이번 쇼트트랙 경기 편파 판정 논란까지 일면서 한국 국민들의 반중 정서에 기름을 부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공정과 이익에 민감한 2030 세대로서는 실력을 판정으로 메우려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쌓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올림픽의 근간은 룰을 지키는 건데, 편파 판정이 눈에 보이도록 드러나는 상황이라 반중 정서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부터 문화공정 논란이 일었는데, 중국이 해온 그동안의 행태들을 보면서 우리가 느꼈던 감정이 있기 때문에 우려 섞인 얘기들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중국이 그동안 김치, 한복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고, 동북공정이라고 해서 역사도 왜곡하는 시도도 있다 보니 경계심이 극에 달했던 것"이라며 "평소에도 중국이 자국의 크기만 믿고 방약무인하게 행동해 왔기에 중국에 대한 경계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 평론가는 이어 "중국이 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다보니 특히 젊은 세대는 중국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고 있고, 코로나19도 중국에서 생겼다 보니 불편한 심경이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또 2030 세대들은 이익에 관심이 많은데, 중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부동산을 쓸어간다느니 하며 우리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정서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생겼다면 중국인들처럼 일방적으로 옹호를 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 2030세대는 이런 메달은 따도 소용없다, 반납하자 자성의 목소리를 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간 중국은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자국의 이익을 챙기는 데만 혈안이 돼 있고, 이웃국가에 대해서는 소국이라는 표현을 쓰며 홀대해왔다. 중국은 국가 체제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고 그 취약성을 만회하고 자국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주변 국가들에게 피해를 줘왔다. 반중정서는 꽤 뿌리 깊고 오래됐다"고 지적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앞선 세대는 중국에 우호적인 성향도 있었으나 지금의 2030 세대는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 할 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질 정도로 국가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다"며 "중국의 민족주의가 자기중심적인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중국은 앞으로 경제력이 아니라 국가의 품격이나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지 않으면 세계적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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