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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컴백도 좋지만…‘17년차’ 빅뱅, 케이팝 맏형 그룹의 책임감은 어디로?


입력 2022.02.10 11:01 수정 2022.02.09 19:4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승리는 탈퇴·탑은 조건부 활동

그룹 빅뱅이 돌아온다. 무려 4년 만이다. 팬들 입장에서야 당연히 반가운 소식일 테지만, 이들의 갑작스러운 컴백 발표는 어딘지 찝찝함이 남는다. 빅뱅의 4년 공백이 단순히 군 복무때문 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상 멤버들의 범죄 연루가 큰 몫을 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일 빅뱅의 컴백을 공식화했다. 빅뱅의 신곡은 2018년 3월 발표한 싱글 ‘꽃 길’ 이후 약 4년 만이다. ‘꽃 길’은 탑, 지드래곤, 태양이 연이어 입대한 뒤 대성의 입대 날에 발표한 노래다.


소속사에 따르면 빅뱅의 컴백 시기는 올해 봄이다. 이미 신곡 녹음 작업은 모두 완료됐고,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멤버 구성은 달라졌다. 기존 5인조였던 빅뱅은 2019년 승리가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로 물의를 빚고 팀을 탈퇴하면서 4인조가 됐다.


승리를 뺀 4명의 멤버 구성은 조건부 ‘완전체’다. 컴백 발표와 함께 멤버 탑이 YG와 전속계약을 종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YG는 “탑이 개인 프로젝트를 가동, 아티스트이자 사업가로서 다양한 도전에 나선다. 그는 여건이 되면 언제든 빅뱅 활동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탑은 총 4차례에 걸친 대마초 흡연 사실을 인정하면서 지난 2017년 7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실형은 면했지만 재복무심사를 통해 의경에서 복무해제되면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결국 범죄 사실이 명백해진 두 멤버가 빠지고, 나머지 세 명이 YG 소속으로 남은 셈이다.


그렇다 해도 빅뱅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지드래곤도 2011년 대마초 흡연 사실을 인정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2018년에는 군 복무 중 특혜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멤버 대성은 2011년 교통사고 사망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됐지만 대중에 큰 충격을 안겼다. 또 군 입대 전엔 불법 유흥업소 운영 방조 논란에 휩싸였다. 이 역시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무혐의로 결론 난 사건들도 있지만, 멤버들의 잦은 구설 자체가 빅뱅이란 그룹에 씻기 힘든 오명을 남겼다. 빅뱅은 2006년 8월19일 데뷔한 후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은 그룹이다. 대부분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해온 아티스트 그룹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음악뿐 아니라 패션과 안무 등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케이팝씬을 이끈 선두주자로 꼽힌다.


케이팝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무대를 넓혀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로 17년차에 접어든 빅뱅은 맏형급 그룹으로, 가요계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돼야할 위치다. 하지만 그간의 논란은 접어두고 단순 ‘컴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 아쉬움을 남긴다. 사과나 반성 한 마디 없는 컴백 발표는 무책임함으로까지 비춰진다.


소속사 역시 마찬가지다. YG는 국내 ‘3대 기획사’로 꼽힐 만큼 그 규모와 영향력이 크다. 최근까지도 블랙핑크, 위너, 아이콘, 악뮤, 트레저 등의 케이팝 그룹들을 국내외로 선보이고 있고, 케이팝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그 바탕이 되어준 그룹을 다시금 선보이는데 있어서 과거를 ‘묻고’ 가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10주년 당시 “앞으로 저희를 보면서 자라날 세대에게 문화적으로 큰 공헌을 하고 싶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시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문화를 만들고 싶다. 또 그럴 수 있도록 사람을 이끌고 싶다. 앞으로 자라날 아티스트나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던 빅뱅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들의 바람은 이미 실패에 가깝지만, 여전히 이 꿈이 유효하다면 지금부터라도 그에 맞는 책임감을 보여줘야 할 때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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