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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알짜카드 ‘단종 러시’…3년 연속 200여종 증발


입력 2022.02.15 06:00 수정 2022.02.14 11:29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대형 카드사 중심 ‘단종·혜택 축소’ 움직임



ⓒ픽사베이

대형 신용카드사를 중심으로 알짜 카드 단종과 혜택 축소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는 지난해 총 192종(신용카드 143종, 체크카드 49종)의 카드를 발급 중단했다.


단종 카드는 해마다 늘어 지난 2018년 단종된 카드는 100여종에 불과했지만 2019년 202종(신용카드 160종, 체크카드 42종), 2020년 202종(신용카드 157종, 체크카드 45종)이 단종됐다. 3년 연속 200여종의 카드가 증발한 셈이다.


단종된 카드는 ‘혜자카드’로 불리던 알짜배기 카드들이 다수다. 혜자카드란 카드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은 까다롭지 않지만 돌아오는 혜택은 큰 상품을 일컫는다.


최근 단종된 신한카드의 ‘더 모아(The More) 카드’가 대표적이다. 이 카드는 5000원 이상을 결제하면 1000원 미만의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해주기 때문에 이용자들 사이에선 만족도가 컸다. 예를 들어 6700원을 결제하면 700원이, 1만6700원을 결제하면 700원이 적립되는 식이다.


신한카드는 이밖에도 오는 15일 ‘O2O’, ‘나노(Nano) 플래티넘’ 등 49종(신용카드 34종, 체크카드 15종)의 카드 신규 발급을 멈추기로 했다.


KB국민카드도 올해 다수의 카드를 발급 중단키로 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해피포인트플래티늄에스(S) 카드’에 이어 오는 28일부터 ‘청춘대로꿀쇼핑알파카드’ 신규 발급을 하지 않고, 카드 추가 및 교체 발급도 제한하기로 했다. ‘청춘대로꿀쇼핑알파카드’는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에서 2만원 이상 결제 하면 10% 이상의 할인 혜택을 적용했다.


NH농협카드는 ‘레이디다솜카드’, ‘NH올인원카드’ 등 4종의 카드와 함께 ‘NH올원쇼핑앤11번가카드’, ‘행복건강체크카드’ 신규 발급도 중지했다. 해당 카드 역시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카드다.


뿐만 아니라 카드 서비스 이용료가 인상되거나 서비스 및 계약 종료되는 등 혜택도 줄어드는 추세다.


신한카드는 다음 달부터 커피가격 상승에 따라 ‘디저트픽(Pick)-커피형’ 서비스 이용료를 기존 5200원에서 55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같은 달 우리카드도 코라아세븐의 현금 자동입출금기(ATM) 현금 서비스 이용 수수료를 기존 800~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린다.


삼성카드는 신세계 제휴 알라딘 3% 청구할인 서비스를 이달 말 종료한다. 하나카드의 경우 지난해 SK앰앤서비스를 종료한데 이어 올해 SKT·KT제휴몰, LG전자 렌탈몰 제휴 계약을 마쳤다.


카드업계가 연초부터 카드 단종과 혜택을 축소한 배경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주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3년 만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정산 작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부터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영세·중소 가맹점의 우대 수수요율이 0.1~0.3%p 인하된다. 예상 수수료 감소분은 약 4700억원인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는 중소·영세가맹점에서 더 이상의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고, 대형 가맹점과의 수수료율 협상도 진행되고 있는 등 이익 보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품은 단종될 수 밖에 없고 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들이 기존의 방식대로 단종과 혜택 축소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출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익성 악화 우려로 고객들이 잘 사용하고 있던 기존의 카드를 중단하거나 혜택을 일방적으로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며 “카드사들도 향후 고객들의 니즈를 통해 옵션을 세부적으로 다양화하고, 더 이상 혜택을 축소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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