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케미칼 사업 호조로 역대 최대 실적 달성 전망
태양광 흑자전환 시 영업익 경신 기대…적자 지속 관측도
한화솔루션이 석유화학 부문 호조로 지난해 8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력 제품인 PVC(폴리염화비닐)와 가성소다 등 국제 가격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올해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줄곧 부진했던 태양광 부문(한화큐셀)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견조한 석유화학 시황과 함께 태양광 셀·모듈 판매 호조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8444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대비 42.1% 증가한 수치로, 컨센서스 수준을 달성할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게 된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지난해 1~3분기 누계 매출액 7조7621억원에서 석유화학(케미칼) 사업은 3조8925억원으로 전체의 절반(50.1%)을 차지했다.
2019년과 2020년 케미칼 매출 비중이 각각 36.8%, 36.2%로 태양광 사업 부문(한화큐셀) 매출 비중(2019년 37.6%, 2020년 40.3%) 보다 적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석유화학 부문은 주력 제품 가격이 상승하며 마진이 개선됐다. 특히 PVC는 중국의 에너지 정책에 따른 석탄 가격 상승과 미국 허리케인 등으로 인한 현지 공장 생산 차질로 지난해 평균 1380달러로 올라서며 1년 새 57% 가량 뛰었다.
가성소다도 중국 업체들이 전력난으로 생산을 줄이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가성소다는 알루미늄 제련 등 산업용 소재로 사용되는 제품으로 한화솔루션은 연간 84만t을 생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태양광 사업은 줄곧 부진해 지난해 내내 적자를 봤다. 태양광 셀·모듈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2020년 초 kg당 8달러 수준이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4분기에는 평균 35달러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미국발(發) 물류 대란 여파로 제품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전체적으로 판매가 부진했다. 증권가에선 4분기에만 태양광 사업에서 약 1000억원의 영업적자가 났을 것으로 추정한다.
올해에는 견조했던 석유화학 사업이 다소 주춤하는 반면 태양광 수급은 개선되면서 반대의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큐셀이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 한화솔루션 실적 개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자재값 부담으로 지난해 보다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만큼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여기에 중국 춘절과 동계올림픽 등이 겹치면서 제품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태양광 사업은 중국업체들을 중심으로 폴리실리콘 신규 증설이 진행되면서 원가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 계획된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폴리실리콘 공급량은 2022년 30%, 2023년 50% 추가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폴리실리콘 공급량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은 올해 하반기 kg당 2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이 더 늘어나는 2023년에는 10달러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태양광 수요가 견조한 상황에서 원가 부담이 줄어든다면 한화큐셀의 흑자전환도 앞당길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2년 큐셀 부문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2022년 2분기부터는 폴리실리콘, 웨이퍼 수급이 루즈(완화)해질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한화솔루션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9560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상회한다. 태양광 사업의 흑자전환과 석유화학 사업 호조를 모두 가정한 수치로 분석된다.
다만 태양광 사업 적자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중국 신장지역 폴리실리콘 사용 규제로 시작된 태양광전지(셀) 모듈 적자는 올해 중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태양광 부문에서만 연간 1293억원의 영업적자를 예상했다.
한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 기업은 제품 기술 격차가 없는 상황에서 주요 원자재를 중국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설비 증설로 생산단가를 낮추고 있어 가격 경쟁 측면에서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