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합쇼핑몰' 놓고 여야 격돌
국민의힘 적극 공세, 민주당은 회피
낙후된 광주전남 지역경제 상기 효과
'옛 국민의당 돌풍' 민심, 재연될까
광주 지역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신경전을 벌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유치를 공약하고 이준석 대표가 관련 TV 토론회를 공식 요청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복합쇼핑몰은 '묻지 마 유치'도 '무조건 반대'도 답이 아니다"며 "지금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논할 때"라며 소극적인 모습이다.
'복합쇼핑몰 유치'가 논쟁의 표면적인 쟁점이지만 본질은 '호남홀대론'에 있다. 국민의힘 호남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마트 맥스가 들어오기 전까지 광주는 창고형 대형 할인마트가 없는 유일무이한 광역시였다. 대형마트의 숫자도 비슷한 규모의 다른 도시보다 적은 편이라고 한다. 대기업이 소상공인의 이익을 빼앗아 간다는 민주당의 주장 때문에 광주가 낙후되고 결과적으로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게 요지다. 이는 민주당 '호남홀대론'으로 확대된다.
호남홀대론은 지난 20대 총선 때 선거로 한 차례 현실화된 바 있다. 안철수 당시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은 호남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이상 민주당의 이념에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되며, 경쟁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 결과 국민의당이 광주·전남·전북 28개 지역구 가운데 23개를 쓸어가는 이변을 연출했었다.
그 기세는 대선까지 이어졌다.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안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득표율 30%를 넘겼는데, 문재인 후보가 탄핵 정국의 반사효과를 모두 가져간 선거 구도에서도 상당한 득표를 한 셈이다. 이후 보수진영이 지리멸렬해지며 호남지역의 민주당 의존도가 다시 높아졌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더구나 보수진영에서 처음으로 영남 출신이 아닌 대선 후보가 배출됐고, 5.18 희생자에 대해 수차례 사죄하며 국민의힘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분석이 민주당 내에서도 나온다.
실제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당의 한 다선의원은 "호남 민심이 예전처럼 민주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특히 지역의 2030 청년들에게는 국민의힘에 대한 저항이나 거부감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호남의 민심 변화가 이 정도인데 서울·수도권의 출향민들의 변화는 더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여야의 호남민심 쟁탈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재명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호남지역을 방문한다. 18일 전남과 광주, 19일에는 전북을 도는 일정이다. 지지층 결집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 후보가 어떤 카드로 호남의 지지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