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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덮친 ‘우크라·금리·긴축’ 삼각파도...주식 자금도 급감


입력 2022.02.24 05:00 수정 2022.02.23 16:3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예탁금 63조...1월말 대비 6조6천억↓

‘빚투’도 꺾여...신용융잔고 최저치

“상반기 횡보세...업종 중심 접근”

코스피가 2700선으로 출발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증시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미국발 긴축이라는 삼각파도를 만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동력이 약해지자 증시 대기 자금 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을 매입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2일 기준 63조703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에는 62조473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수급 변동성이 커져 지난달 19~20일 50조원대까지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70조3447억원과 비교하면 6조6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예탁금의 꾸준한 감소세는 증시에서 시중 자금이 이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투자자들의 ‘빚 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793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 잔고 역시 지난 21일에 기록한 최저치인 20조7250억원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전월 말 대비 약 8700억원 줄었다. 연초 23조원대였던 신용융자잔고는 이달 들어 급감하는 추세다. 최근 증권사들이 이자율을 인상하고 있고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러한 주식 자금 환경의 악화는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적 전망이 만연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15조7237억원이다. 지난 21일 13조6786억원보다는 늘었지만 이달 초인 3일(21조7817억원)과 비교하면 6조원 이상 빠졌다.


최근 3개월 투자자예탁금·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 ⓒ금융투자협회

이러한 주식 자금 환경의 악화는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적 전망이 만연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17조6585억원이다. 지난 21일 13조6786억원보다는 늘었지만 이달 초인 3일(21조7817억원)과 비교하면 4조원 이상 빠졌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여전한 가운데 올해 연준이 7~9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는 16일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의사록 공개까지 예정돼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에선 단기 불확실성이 증폭된 만큼 방어적 대응 필요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그동안 전쟁 이슈가 주식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면에서 코스피도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업종과 종목 중심의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상반기 중 횡보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시장 내부에 불안심리가 잔존해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약세 국면에서 시장 민감도가 낮고 실적 전망이 양호한 반도체, 운송, 유통, 음식료 등으로 매수세가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국면에선 가치주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종에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며 금리 부담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마진 축소도 우려할 만한 요인이기 때문에 이익 모멘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2월 노이즈가 만연한 상황에서도 이익 추정치와 주가가 동반 상승한 업종은 운송, 은행, 소비재, 반도체 등이 있는데 이 업종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고 하방 경직성이 강해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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