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에 코스피‧코스닥 2% 넘게 빠져
"전면전 가면, 코스피 2470선 떨어질 수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주저앉았다. 코스피는 심리적 지지선인 2700선을 내줬고, 코스닥도 840선까지 떨어졌다. 전선이 확대되거나 전면전으로 치닫는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급등)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보다 70.73p(2.60%) 내린 2648.80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7일(2614.49)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도 3.32% 빠지며 848.2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러시아가 군사작전 개시를 전격 선언한 직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급락했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하락세를 타며 휘청거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정오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선포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들은 단결해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금융투자시장은 미국의 러시아를 향한 "가혹한 제재" 선언을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사안을 논의하고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 경제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국내 시장에 직간접적인 파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문가 "전면전 가능성…경기하방 위험↑"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전면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변수가 최근 물가불안과 경기둔화와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3%대를 웃도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내놨다. 스태그플레이션의 첫 경고 시그널인 국제유가도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팬데믹 환경에서 보건 안전비용에 대한 부담이 천문학적으로 상승한 시기에 군사·안보 비용이 추가되는 환경은 경기하방위험을 고조시키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3월 주식시장이 안정된 출발선에 설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의 높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와 바이든과 푸틴의 정치적 계산도 작용하면서 불확실성은 지속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 시장은 위험 회피 심리가 만연하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4일 "전면전으로 가면 서방의 제재 수위도 높아질 것이고 우리나라에도 전면 수출제재 등으로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질 경우 코스피는 2470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으로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및 긴축 시나리오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면적으로 가면 원자재에 대한 추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긴축 가속화 압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50bp 인상 보다는 25bp인상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기는 위험선호심리와 원자재 가격의 변동에 따라 금리에 상반된 영향을 미친다"며 "우크라이나 상황에 따라 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을 높이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을 1.75%까지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