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서방국가 러시아 제재수위↑…경영 불확실성 확대
러시아 외 대금 결제 우회로 찾을 듯…비용 확대 가능성
원자재값 상승에 시장 위축까지…2차 피해 우려 증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의 제재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러시아의 국제금융결제망(SWIFT‧스위프트) 퇴출이 결정되면서 대금 결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전자업체들은 러시아의 스위프트 퇴출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 마련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러시아 외의 글로벌 금융기관을 통해 거래하는 만큼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향후 추가적인 제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위프트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전산망으로 현재 200개국 1만1500여개 기업이 가입한 상태다. 이번 조치로 우선 선별된 러시아의 일부 은행이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전면 배제되면서 러시아 금융기관을 통해 개인과 기업이 해외로 돈을 송금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우회로를 마련하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대금 지연 등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우회 결제로를 마련하더라도 이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러시아가 스위프트 배제 조치로 석유와 가스, 금속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스위프트 퇴출 외에도 러시아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가 가해질 경우 시장 자체의 위축으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러시아에 생산과 판매 법인을 설립해 현지와 구소련국가, 유럽 등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전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러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우려가 크다.
실제 양사는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와 오브제컬렉션을 지난해 러시아에 출시하고 생산망과 판매망을 점검한 바 있다. 비스포크와 오브제컬렉션의 경우 소비자 취향에 따라 외관 패널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기성 가전제품과 달리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당장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제재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만큼 지속적인 관찰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러시아에 생산 및 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전체 매출 대비 러시아 지역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매출과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경우 TV와 스마트폰 등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일부 부품 수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원재료비 부담 증가와 생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