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이전 마감시한 맞춰 송파 전입
"당과 지지자의 선택 폭 넓혀드려"
'자출' 논란 의식한 듯 '요청' 강조
"추대나 전략공천, 머릿속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6·1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주소 이전 마감 시한에 맞춰 서울로 전입했다. 송 전 대표는 이같은 사실을 스스로 밝혀,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1일 SNS를 통해 "주소 이전 마감 시한이 오늘"이라며 "법정조건이 당과 지지자들의 판단과 결정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과, 당과 지지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드리기 위해 주소를 서울 송파구로 옮겼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16조 3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피선되려는 국민은 그 지자체의 관할구역 내에 60일 이상 주민등록이 돼있어야 한다. 6·1 지방선거로부터 역산하면 이날까지는 서울 관내에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마쳐야 서울시장으로 출마할 수 있다.
이 시한에 맞춰 송 전 대표가 서울 송파로 전입신고를 하고, 나아가 이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는 것은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영길 전 대표는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내게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많은 분의 강한 요청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이제 누가 서울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당과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판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송 전 대표가 스스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당내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앞서 민주당 최재성 전 의원은 "(대선 패배로) 지도부가 사퇴했는데 바로 출마한다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실재하지도 않는 차출론을 만들어내는 행태는 곤란하다. 차출이 아니라 사실상 자출(自出, 스스로 출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전날 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 10여 명은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실에 모여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1시간 정도 진행된 회동에서는 송 전 대표 차출론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9 대선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득표율에서 4.9%p 졌지만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등에 대한 반발로 서울시장 선거가 해볼만한 상황으로 변하고 있는데, 여섯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와 두 차례의 광역단체장 선거를 모두 인천에서 치렀을 뿐 서울과는 이렇다할 연고가 없는 송 전 대표로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을 꺾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특정 인물에 대한 차출론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여러 인사를 넣고 당 차원에서 오세훈 후보를 상대로 한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돌려 경쟁력을 알아보는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송 전 대표는 이날 SNS에서 자신의 주소 이전이 '자출'이 아닌, 요청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어떻게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과 고민의 시간 속에서 '당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라도 출마할 준비를 해달라'는 윤호중 비대위원장의 말씀을 들었다"며 "이것은 내 개인의 정치적 진로의 문제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신다. 나도 그분들과 함께 당의 결정에 충실히 따를 것"이라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대나 전략공천은 내 머릿속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