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석유류 가격 31.2% 급등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4.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4%를 넘어선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오르면서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됐다.
통계청은 5일 브리핑을 통해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더니 지난달 4%대로 올랐다.
품목별로는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각각 1년 전보다 5.4%, 3.1%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0.4% 상승하며 물가 오름세가 둔화했다. 채소류 가격이 10.4% 내렸고, 농산물 가격도 3.8% 하락했다.
축산물가는 수입쇠고기(27.7%), 돼지고기(9.4%), 국산쇠고기(3.6%) 등이 오르면서 7.6% 상승했다. 달걀 가격은 전년보다 7.3% 떨어지고 수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0.6% 올랐다.
공업제품은 2008년 10월(9.1%)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인 6.9%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이유로 석유류 가격이 31.2% 오르면서 영향을 미쳤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11월 35.5% 상승한 이후 12월 24.6%, 올해 1월 16.4%, 2월 19.4% 등 등락을 반복하더니 이달 상승 폭이 커졌다. 통계청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석유류 가격 오름세를 크게 둔화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전기료(5.0%), 상수도료(4.1%), 도시가스(0.1%) 등이 모두 오르면서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
서비스물가는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외래진료비(2.3%), 입원진료비(1.5%), 부동산 중개 수수료(-7.7%) 등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0.6%에 그쳤지만, 개인서비스 물가가 4.4% 올랐다. 특히 생선회(10.0%), 치킨(8.3%) 등 외식 물가가 6.6%나 상승했다. 1998년 4월(7.0%) 상승한 이후 23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13.4%), 공동주택관리비(4.0%) 등 외식외 개인서비스 물가는 2.9% 올랐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5.0% 상승했다. 지난해 11월(5.2%) 이후 4개월 만에 5%대를 기록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하락하며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산지 출하량 증가로 공급량이 늘면서 축산물 오름세도 둔화한 영향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이는 2011년 12월(3.6%)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해 중반까지 석유류, 공업제품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다가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근원물가도 오름세가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2.9%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향후 물가에 대해 “이전에도 국제유가를 포함해 에너지, 곡물가격,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외적 물가 상승 요인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가격 등을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