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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도 '줍줍' 미달…냉각기 접어드는 청약시장


입력 2022.04.13 06:16 수정 2022.04.12 16:09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서울도 못 피한 '미달 사태'…198가구 중 31가구 부족

"좀 더 기다리자"…새정부 규제 완화 기대감에 '관망모드'

ⓒ뉴시스

청약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수도권이라도 1·2순위 청약에서 미달 성적표를 받아 드는 단지들이 부지기수다. 결국 '줍줍'이라 불리는 무순위 청약까지 진행됐지만,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한 곳도 많다.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가운데, 새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감에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1일 진행한 '송도 럭스 오션 SK 뷰' 무순위 청약에서 10개 주택형 중 3개 타입이 재차 주인을 찾지 못했다. 미달이 발생한 평형대는 국민평형로 불리며 시장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형이었다. 84㎡C(25가구)는 24명이, 84㎡B는 18가구 모집에 10명, 84㎡E는 53가구 모집에 47명이 접수했다.


이 단지는 지난 2월 1순위 청약에서 4.1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당시 16개 주택형 중 9개 주택형에서 입주자를 확보하지 못하며, 2순위 청약까지 진행됐다.


같은 날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에서도 미달이 발생했다. 총 198가구에 대한 청약을 진행했으나 31가구가 미달했다. 전용 19㎡A는 40가구 모집에 20명이 접수했고, 나머지 19~23㎡의 4개 주택형도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미 지방에선 줍줍 미달 사태가 일상화됐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수성 해모로 하이엔'은 5가구 모집에 3명이 지원하며 가구 수보다 적은 청약자가 몰렸다. 지난 2월엔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센텀 화성파크드림'이 일반분양분 952가구 중 290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았으나 전용면적 111.3㎡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달됐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 보유, 무주택 여부 등 자격 제한 없이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당첨되더라도 재당첨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나오는 족족 팔려나가기도 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졌는데, 이는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집값 상승 여력이 꺾였다는 인식이 팽배해진 가운데, 새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에는 높은 분양가로 인한 중도금 대출의 불확실성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새정부 출범 이후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직 집을 살 때가 아니라고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은 청약시장에 냉기가 감돌 것으로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급자와 수요자간 바라는 가격에서 간극이 크다"며 "그런 가운데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상환 부담이 높아졌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어, 금리인상이 이제는 멈출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거나 분양가가 수요자들이 접근할 만한 수준으로 책정되지 않는 이상 한동안은 청약 시장이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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