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 운용’ 발표
3월 국내 소비자물가 4.1%…상승압력 광범위 확산
우리나라의 물가상승압력이 크게 증대됨에 따라 중앙은행이 물가안정 도모와 불안 심리를 완화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고(高)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 운용’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 오름세가 심화된 상황에서 통화정책 대응 정도별 거시경제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중앙은행이 물가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할수록 물가는 균형수준으로 빠르게 수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는 단기시계에서 둔화압력이 일부 증대됐지만 중장기 시계에서는 물가가 조기에 안정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실질 구매력 약화가 안화되고, 정책금리 인상 필요폭 축소로 경기둔화 압력도 빠르게 줄었다.
해당 실험은 지난 3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4.1%까지 상승했고, 물가상승압력도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확산됨에 따라 중장기적인 경제안정 도모를 모색하기 위해 실시됐다.
물가변동 상황을 CPI 구성 항목별로 살펴보면, 전년 동월대비 가격 상승 품목은 전년 1월 44개에서 지난달 59개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요 국가인 미국, 유로지역, 영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 역시 각각 8.5%, 7.5%, 7.0% 수준으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각국의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글로벌 경기의 빠른 회복세, 공급 제약,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수요와 공급측 요인이 모두 물가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재정 및 통화정책 기조를 상당폭 완화적으로 운영했다. 그 결과 주요국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최근 경기와 고용 상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모두 회복했다.
경기회복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금융위기 이후 평탄화됐던 국내외 필립스곡선의 기울기가 점차 정상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2010년대 중반 이후 친환경 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원유 등 고탄소 부문의 투자 축소로 코로나19 이후 수급 불균형은 증대됐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반도체 등 핵심부품 생산 차질로 자동차 등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고, 국제 운송에 있어서도 상당한 애로가 발생했다.
이에 한은은 “앞으로 물가전망의 상방리스크가 더 큰 것으로 평가되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한은은 필립스곡선과 수요곡선, 정책반응함수로 구성된 경제모형을 구축, 기대인플레이션 안정 및 물가 지속성 정도별로 거시경제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 물가지속성이 높아질수록, 수요와 공급충격 발생 시 높은 물가상승압력이 상당기간(6분기 이상)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으로 국내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최근 중국 봉쇄조치 등으로 공급병목 현상이 더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며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적극 도모해 경제주체들의 물가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기적 시계에서의 거시경제 안정화 도모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