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WTO 제소된 채 대화 못 이어가…기본입장"
CPTPP 韓 가입관련 "구체적 언급 없어"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단장으로 일본에 파견된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방일 이틀째인 25일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을 만나 2019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 등을 논의했다.
대표단은 이날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에서 하기우다 경제산업상과 40분간 회담을 갖고 "수출규제 문제 등 현안이 있지만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양국 간 호혜적인 미래를 새로 개척하는 문제를 지혜롭게 잘 해결하도록 노력하자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하기우다 경제산업상도 모멘텀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실무라인을 통해 계속 건설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 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2019년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등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한 바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이즈모 아키라 경제산업성 한국실장도 이날 회담 뒤 기자회견을 열고 "양쪽이 종래의 입장에 근거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WTO에 제소해 대화가 멈춘 상태"라며 "WTO에 제소된 채로 정책 대화를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의 기본입장이기 때문에 한국이 우선 WTO 제소를 취하하면 정책 대화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 협정(CPTPP)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CPTPP는 전신인 TPP에서 미국이 빠지며 일본 주도로 멕시코,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등 11개국이 결성한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2022년 4월'을 CPTPP 가입 신청 시점으로 내걸고 추진해왔으며, 지난 15일 'CPTPP 가입 추진계획'을 서면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CPTPP 같은 무역협정 활용을 공약한 바 있다.
한편, 대표단은 이날 하기우다 경제산업상과의 면담에 앞서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오전에 면담을 나누고,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서로 확인했다.
이어진 한·일 관광업계 관계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선 코로나19 이후 중단된 서울 김포국제공항과 도쿄 하네다국제공항 노선 운항 재개에 대한 협의를 포함해 양국 간 관광 교류 재개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일본 측은 무비자 관광을 재개와 양국 방문 시 현재 총 5번 하게 돼 있는 PCR 검사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