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서 쌍용 제외 '마이너스'…반도체 부품 수급난 여파
수출은 현대차·기아 감소 반면 르·쌍·쉐 증가세
반도체 부품 수급난에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브랜드별로는 쌍용차를 제외한 현대차·기아, 르노코리아, 한국GM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4월 내수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수출은 현대차·기아가 감소한 반면 쌍용차, 르노코리아, 한국GM는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의 4월 내수 판매실적은 총 11만9628대로 전년 동월 대비 11.8% 감소했다. 다만 지난 3월 판매량과 비교하면 7.7% 늘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5.4% 적은 5만9415대를 판매했다. 판매 제고에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가 지속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주요 세단 판매량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모두 줄었고 코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RV(레저용차량)도 저조한 판매를 보였다.
세단 전체로는 전년 동월 대비 34.9% 감소한 반면 RV는 아이오닉5 등이 선방하며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포터 등 상용차 판매는 거의 반토막(46.2%) 수준으로 감소했다. 제네시스도 G70, G80, GV70, GV80 등이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아 역시 4월 내수 판매 실적이 5만95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0% 소폭 감소했다.
주력 세단인 K5 판매량이 4월 한 달간 60% 이상 급감했고 SUV 쏘렌토도 10% 이상 떨어졌다. 미니밴 카니발은 지난달 4065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과 비교해 40.9% 감소했다.
세단 전체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 23.6% 감소한 반면 RV는 스포티지, 니로 등의 증가세로 전년 대비 20.1% 증가했다. 트럭 등 상용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2% 감소해 전반적으로는 부진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4839대의 내수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현대차·기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45.8% 늘어나며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내수 시장에서 플러스 성장했다.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스포츠 등 렉스턴을 제외한 대부분의 차종이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쌍용차는 내수포함 미출고 물량이 1만대 이상에 이르고 있어 반도체 부품 문제만 해결 된다면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한국GM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295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46.1% 급감한 수준이다.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의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 공사가 종료된 후 생산을 본격적으로 재개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주력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전년 동월 보다 45.1% 감소한 1109대에 그쳤고 스파크, 말리부 등 세단 판매량도 각각 18.8%, 56.3% 줄었다.
다만 한국GM은 최근 출시돼 고객 인도를 시작한 타호를 포함해 볼트 EV, 볼트 EUV 등 쉐보레 신제품 고객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판매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도 내수 판매에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4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57.4% 감소한 2328대에 그치며 완성차 5사 중 가작 적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주력 차종으로 꼽히는 XM3, QM6의 4월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23.5%, 75.2% 급감한 것이 전체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르노코리아는 부품 수급난으로 QM6이 가장 큰 생산 차질을 빚었다고 설명했다. 4월 말 기준 7300명을 웃도는 출고 대기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품 수급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출 및 해외 현지 생산 판매는 한국GM, 쌍용차, 르노코리아가 증가한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감소하며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달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0.6% 줄어든 24만9373대를 판매했고, 같은 기간 기아도 6.8% 적은 18만8443대의 해외 판매를 기록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4월 전년 동월과 비교해 363.9% 급증한 1만7990대의 판매고를 나타냈다. XM3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한국GM은 지난달 1만6834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5.3% 증가율을 보였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총 8003대 수출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스파크와 말리부 수출도 전년 동월 보다 56.9%, 224.4%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쌍용차도 이 기간 전년 동월 대비 210.5% 많은 3301대를 판매했다. 이로써 쌍용차는 지난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수출 3000대를 돌파했다.
각 완성차업체들은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공급 지연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오미크론 확산 등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도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공급 지연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 출시하고 내실 있는 판매 전략을 펼쳐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