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등 수요자 자금 부담 커져
합리적 가격 갖춘 신규 단지에 몰리는 수요자들
올 한 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의 메리트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금리인상 및 대출 규제 등이 주택시장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새로 분양하는 단지들 역시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된 곳을 중심으로 높은 경쟁률을 이어가고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집값 안정을 목표로 시행된 분양가 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더한 기준금액 이하로 분양가를 제한하는 제도다. 이에 인근 시세의 70~80%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되지만, 입주시기에는 주변 아파트 시세에 맞춰 가격 상승이 이뤄지는 탓에 이른바 ‘로또 단지’라 일컬어지고 있다. 현재 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비롯해 서울 18개 구와 경기 3개 시 등 민간택지에 적용 중이다.
이를 통한 안전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수요자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올해 2월 서울 영등포구 일원에서 분양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 전용 59㎡는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6억원 중후반 대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부동산R114 집계 결과, 같은 달 영등포구의 60㎡ 이하 소형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가격이 9억5763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3억원 가량 낮은 셈이다. 해당 단지는 199.74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또 3월 경기도 파주시 일원에서 분양한 ‘신영지웰 운정신도시’ 전용 84㎡의 분양가는 최대 4억5700만원에 책정돼 인근 신축 아파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이목을 끌었다. KB부동산시세 자료에서 주변 단지 동일 면적의 시세를 보면,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18년 7월 입주)’ 8억6500만원, ‘힐스테이트 운정(‘18년 7월 입주)’ 8억6000만원 등 큰 차이가 벌어진다. 이 단지 역시 1순위 평균 36.95대 1의 두 자리 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4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 역시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우며 1순위 평균 80.12대 1로 검단신도시 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이 비교적 낮은 가격에 분양한 단지는 입주 후 시세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 2019년 3월 경기도 수원 팔달구 일대에서 공공분양으로 선보인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21년 2월 입주)’ 전용 74㎡는 현재 13억원 대 호가로 매물이 올라와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해당 면적의 분양가가 3억원 중후반 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이 상승한 가격이다.
또 고분양가관리지역인 경기 광명시에 분양한 ‘철산역 롯데캐슬&SK VIEW 클래스티지(‘22년 3월 입주)’ 전용 84㎡는 분양 당시 6억원 후반~7억원 중반대에 공급됐으나, 현재 호가는 17억원에 달하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는 지역들은 대부분이 신도시 등 수요자들이 몰리는 인기지역으로, 정주 여건이 뛰어나다”며 “때문에 인근 단지들과 동일한 생활 인프라를 공유하면서도 합리적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청약 통장이 몰리는 요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올해 공급되는 단지 중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주요 단지는 다음과 같다.
대우건설은 지난 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6지구 내 선보이는 ‘영통 푸르지오 트레센츠(A1블록)와 영통 푸르지오 파인베르(A2블록)’의 사이버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섰다. 단지는 수인분당선 망포역이 가까워 수도권 주요 도심 및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다. 이 노선을 통해 판교까지 40분, 강남까지 50분대에 이동할 수 있어 출퇴근이 편리하다. 또한 이마트트레이더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쇼핑·편의시설이 가깝다. 영통 푸르지오 트레센츠(A1블록)는 지하 3층~지상 24층, 13개 동, 전용면적 84㎡와 105㎡로 796가구, 영통 푸르지오 파인베르(A2블록)는 지하 3층~지상 22층, 11개 동, 전용면적 84㎡와 105㎡로 770가구 총 1566가구로 구성된다.
GS건설은 5월 충청북도 제천시 미니복합타운 D1블록에 들어서는 ‘제천자이 더 스카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7층, 5개동, 전용면적 79~112㎡ 총 71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는 제천시가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는 27만7400여㎡ 규모의 공공택지지구인 ‘제천 미니복합타운’에 들어서며, 미니복합타운 내에는 공동주택, 공공청사, 업무복합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이 조성될 계획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로, 유주택자 및 세대원도 청약 신청이 가능해 청약 문턱이 낮다.
DL이앤씨는 5월 경기도 양주시 옥정신도시 일원에 ‘e편한세상 옥정 리더스가든’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27층, 14개동, 전용면적 84~99㎡ 총 938가구 규모로,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조성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단지는 인근에 위치한 지하철 1호선 덕정역에 GTX-C 노선 정차가 예정돼 있으며,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 옥정중앙역(예정) 등 교통 호재를 갖춰 향후 서울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시티건설은 전라남도 무안군 남악신도시 오룡지구에서 ‘남악오룡 시티프라디움’을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25층, 7개동, 전용면적 84㎡ 총 53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는 택지지구 내 공급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으며, 비규제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인근으로 KTX와 SRT가 지나는 목포역과 목포 종합버스터미널이 가깝고, 서해안고속도로, 남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남악JC를 통해 전국 곳곳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