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아메리칸 드림' 韓·中·日 배터리 깃발 꽂기 '경쟁'


입력 2022.05.12 12:58 수정 2022.05.12 12:59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日 파나소닉·中CATL 등 美 배터리 공장 '잰걸음'

美 전기차 정책과 亞 배터리 회사 장악력 확대 맞물려

테슬라 모델Y. ⓒ테슬라코리아

배터리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중·일이 이번에는 미국을 새로운 승부처로 삼았다. 미국 내 배터리 사업장 중 70% 이상을 점유한 한국에 맞서 중국과 일본업체들의 신·증설이 시작된 것이다.


이들 기업은 미국 내 단독 공장 뿐 아니라 완성차업체와의 합작투자(JV)도 검토하고 있다. 4680이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글로벌 제조사 요구에 적극 대응한 기술로 빠르게 장악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배터리 제조사인 파나소닉은 미국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최대 고객사인 테슬라에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연간 최대 100GWh(기가와트아워) 규모로 추정한다.


파나소닉은 오클라호마주, 캔자스주 등 여러 후보지를 놓고 공장 부지를 현재 물색중으로, 지자체의 인센티브 등 지원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부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거론되는 후보지는 모두 테슬라 생산공장과 인접해있어 제품 조달이 용이할 뿐 아니라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테슬라는 4월 초 텍사스주에 제조공장인 기가텍사스를 완공했으며 연간 50만대의 모델Y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협업해 기존 배터리 보다 효율성을 높인 4680 배터리를 공급할 전망이다. 2024년 3월부터 일본 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공급 일정도 최대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4680은 기존 배터리(21700) 보다 지름(46mm)과 높이(80mm)가 큰 원통형 배터리로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각각 5배, 6배 늘었고 주행거리도 16%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토요타도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12억9000만 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세우겠다고 했다. 상업생산은 2025년부터다.


이곳 공장의 4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전기차 80만대 분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한 뒤 이후 6개 라인으로 확장해 연간 12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4680 배터리 형상(左)과 Tabless 설계를 보여주는 전지하단 단면(右)ⓒ한국자동차연구원

중국도 미국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은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부지 선정 최종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켄터키주 등을 검토중이다.


새 공장은 BMW와 포드를 겨냥한 것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에는 BMW 스파턴버그 공장이 있고 켄터키에는 포드와 SK온과의 합작회사인 '블루오벌SK'가 들어선다.


CATL의 북미 투자 규모는 약 50억 달러(약 6조4250억 원)로, 연산 80GWh 규모의 공장이 세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CATL 뿐 아니라 중국 인비전AESC도 연산 30GWh 규모의 미국 배터리 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궈쉬안도 미국 기업에 오는 2023년부터 5년간 200GWh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해 대규모 현지 공장 구축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중국과 일본 메이저 배터리 기업들이 속속 미국에 발을 들이면서 미국 시장은 앞으로 3개국 주도의 '삼분(三分) 체제'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적극적으로 전기차 전환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과 현지 생산 점유율 높이려는 아시아 배터리 기업과의 이해관계가 제대로 맞아떨어지고 있어서다.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자료사진)ⓒSK이노베이션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사들이 미국 완성차업체인 GM(제너럴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 등과 일찌감치 협력하고 있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유럽 성장 속도를 뛰어넘으려면 가능한 한 더 빨리, 더 많이 생산을 늘려야 한다.


실제 SNE리서치는 글로벌 배터리 수요가 중국이 올해 49%에서 2030년에는 39%로, 유럽은 29%에서 25%로, 북미는 17%에서 28%로 각각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을 기점으로 북미가 유럽을 추월하지만 2030년까지 중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배터리 생산능력도 2030년까지 중국은 2403GWh, 유럽 2051GWh, 북미 801GWh로, 중국이 가장 큰 생산 지역이 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진단을 미루어, 미국이 더 많은 완성차-배터리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 진출을 앞둔 일본과 중국 배터리사들은 한국 기업 못지 않게 차세대 기술 개발과 비용 절감에 역점을 두고 있어 선두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CATL은 3세대 셀투팩(cell to pack) 기술인 '기린 배터리'를 소개했다. CATL은 대형 원통형 배터리 보다 에너지밀도가 13% 높다고 주장한다. 토요타와 파나소닉 배터리 합작사 PPES는 2025년까지 배터리 원가를 현재 보다 60% 낮추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자원개발부터 재활용에 이르는 공장 전반 개발 효율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