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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현상’…‘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장관 취임식


입력 2022.05.20 02:02 수정 2022.05.19 09:17        데스크 (desk@dailian.co.kr)

한동훈 취임식 영상 100만뷰, ‘실력과 소신’에 대한 기대

보수우파 지지자들의 극성스런 열풍 현상으로만 보면 안 돼

오랜만에 보는 딱 부러진 언변과 정의감, 국가관 확실한 인재

민주당과 진보좌파들 ‘최악의 인사’ 타령으론 더 초라해질 뿐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개 장관의 취임식을 TV 중계로 보는 날이 올 줄이야......”


지금 SNS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봤다’는 법무부 장관 한동훈 취임식 영상 시청 관련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필자도 생방송은 아니었지만, 검색하면 바로 뜨는 녹화 유튜브로 ‘처음부터 끝까지’ 봤다.


심지어 그의 현충원 참배 장면도 진지하게 시청했다. 세상이 변해도 크게 변했다. 이제 만 50세도 안 된, ‘젊은이 장관’의 이목구비와 언행, 9000원짜리 넥타이 등 그야말로 일거수일투족에 국민 다수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케네디가 대통령 취임사에서 부활하더니(데일리안 [정기수 칼럼] 5월13일자) 일주일 후엔 그의 용모, 말, 행동에 전 세계인들이 열광했던 60여년 전의 캐네디 신드롬이 ‘한동훈 현상’으로 되살아나 한국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필자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다. 이 또한 난생 처음이다. 직업(정치부 정당 출입 기자)적 필요에 의해 김영삼의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취임사 일부를 들었던 게 과거에 시청한 대통령 취임식 중에 가장 긴 경험이었다. 나머지 대통령들의 취임식은 잠시 보고 말았거나 나중에 뉴스로 접했다.


한동훈 취임식 영상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더구나 장관도 현충원 참배를 하고 또 그것을 언론에서 촬영하고 보도한다는 게 새삼스럽게 놀라웠다. 그의 취임식 누적 영상이 100만뷰를 기록했다.


이러다가는 한동훈이 윤석열에게로 향하는 각광(脚光)을 가로채는 잠식 효과마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보수우파 열렬 지지자들이고 중도 보수와 중도 진보에 속하는 국민들이 일부 포함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관 취임식을 TV로 본’ 사람들이 100만명 안팎이라는 건 결코 한쪽 진영의 극성스런 지지 열풍이라고만 봐선 안 된다. 현상은 현상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상대 진영에서도 객관적으로, 겸허하게 살펴봐야 그들에게도 발전이 있고, 대한민국 미래도 밝아진다.


필자가 윤석열 취임식과 한동훈 취임식을 주인공의 입장에서부터 퇴장에 이르기까지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내용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연출과 가식이 없고, 취임자들이 직접 쓴 철학과 방향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과거 취임식들은 어땠는가? 연출 투성이였다. 거의 모든 게 진실과 거리가 먼 온갖 미사여구(美辭麗句)와 판에 박은 교과서적 말씀만 허공에 날아다니고 쇼로 일관하는 보여주기 행사가 전부였다. 장관 취임식은 본 적이 없으나 안 봐도 비디오다. 밑에서 써준 취임사대로 읽지 않은 장관이 얼마나 됐을까?


윤석열이 취임사 준비단이 작성해준 초안을 다시 쓰다시피 했다면, 한동훈은 초고(初稿)부터 퇴고(推敲)까지 혼자서 다 썼다. 그의 글은 ‘말이 곧 문장’인 장기(長技)대로 구어체적 문체가 특징이다. 취임 며칠 전에 올린, ‘권력의 광기에 린치 당했다’는 사직서에 이은 명문을 그는 취임사에서 또 보여주었다.


그는 윤석열의 ‘세계 시민 여러분’ 대신에 ‘동료 공직자 여러분’이란 호칭을 사용했고, ‘하겠습니다’ 대신 ‘합시다’라는 청유(請誘)형 어미를 부하 직원들에게 쓰는, 서구 스타일의 화법(Let's do......)을 구사했다. 한동훈은 미국 동부 명문 컬럼비아 대학에서 공부해 뉴욕 변호사 자격을 취득, 윤석열이 장관 지명 배경을 설명하면서 ‘영어에 능통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법무 행정 적임자’라고 한 인물이다.


“법무부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명칭이 한 번도 변하지 않은 두 개 부처 중 하나입니다(나머지 하나는 국방부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그 사실이, 법무부라는 이 부처가 해야 할 일, 가야 할 방향이 그만큼 단순명료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필자는 이 두 문장으로 한동훈이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관심을 끌고 설득력을 배가시키는 눈이 있고, 그 방법을 터득했으며, 그것을 글로 잘 표현하는 능력을 가졌다. 그러면서 그는 법무부의 할 일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잘 아시다시피, 법무부의 영문 명칭은 ‘Ministry of Justice’입니다. 잊지 맙시다. 법무부에 근무하는 우리는 항상 시스템 안에서 ‘정의(Justice)’에 이르는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정의와 상식의 법치’를 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지난 정권의 방향이 그 반대였음을 뜻한 건 물론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의 취임사를 듣고 싶어 한 것이다. 그는 ‘검수완박’이란 절박한 상황에서 이들이 기다리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입니다. 물론, 인권과 절차를 지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국민을 바라보고, 할 일을 제대로 합시다.”

한동훈은 ‘상식적인 지식인’ 장관이다. 그런 이가 영웅이 되고 있다.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장관의 모습을 이제야 그에게서 보는 감회에 젖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 그의 아래 문장은 윤석열 정부의 의식과 수준을 과거와 차이 나게 높여주는, 이 나라 전체 공무원들이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아야 할 다짐이다.


“늘 잊지 맙시다. 우리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입니다. 국민들께 수준 높은 서비스로 몇 배로 돌려드려야 합니다.”

윤석열과 한동훈에 대한 기대는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딱 부러진 언변, ‘실력과 소신’에 거는 환호다. 연설문을 직접 쓰고, 그 문장들에 들어가 있는 진심, 국가관, 정의감과 애국심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민주당과 진보좌파가 이런 실력과 의식, 정신 자세를 배우려고 하기는커녕 ‘최악의 인사’ 타령이나 하며 발목 잡기에 열중하면 할수록 그들의 모습은 더욱 더 초라해질 뿐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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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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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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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데체 2022.05.20  10:14
    그토록 정의로와서 조국애 인생은 망쳐놓고 똑같은 자기자식은 호강시키겠단거구나. 
    전국민이 보는 기자회견에서 이력서위조 취업사기 자백한 사람도 수사도 안하고있고.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를 잘나신 몸으로 보여주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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