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반려인구 시대 … 의약품 및 건기식 사업 잠재력 높이 평가
유한양행·대웅제약·HLB 등 반려동물 시장 속속 진출
제약업계에서 동물의약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점 찍고 식품부터 건강기능식품, 신약까지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엔티파마는 지난해 5월 세계 최초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했다. 현재 전국 동물병원 1000여곳에 제다큐어가 공급되고 있다.
최근엔 제다큐어가 농림축산식품부의 수출혁신품목 육성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지엔티파마는 1억3700만원의 정부 지원금으로 해외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임상을 거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품목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HLB(에이치엘비)는 자사 항암제 '리보세라닙'이 반려견 유선암 치료에도 유의미한 효능 보여 임상을 통해 동물치료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3월 말 노터스 인수를 마무리하며 지분 20.38%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노터스는 동물을 대상으로 테스트하는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동물에 효능이 있는 물질을 발견할 경우 동물의약품도 개발한다. 노터스는 HLB생명과학과 리보세라닙을 가지고 세계 최초 반려견 유선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당뇨병 치료제로 후보물질 '이나보글리플로진'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면서 반려동물 대상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동물 대상 이나보글리플로진 당뇨병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자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인슐린과 이나보글리플로진을 병용 투여했을 때 반려동물의 당뇨병 치료 효과가 나타났고, 1일 1회 투여시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유한양행도 동물의약품과 진단검사 업체에 전략적 투자를 늘리고 있다. SB바이오팜에 70억원, 네오딘바이오벳에 65억원, 주노랩에 30억원 등을 투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SB바이오팜과 협력해 토탈펫케어 브랜드 '윌로펫'을 론칭하고 사료 시장에도 진출했다. 동물병원 전용 처방사료, 의약품, 의약외품 브랜드 '유한벳'도 선보이는 등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동물용 구충제나 고급 사료 등 반려동물 관련 사업 부문을 진행한지는 오래됐다"며 "반려인구 1000만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시장이 많이 커질 것으로 생각해 앞으로도 관련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관련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일동제약과 종근당바이오는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유산균 제품을 출시했다. 종근당바이오는 반려동물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벳 유산균을 판매 중이다. 보령제약은 배변 장애를 예방하는 고양이 영양제를 시장에 내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 산업이 3조원대를 돌파했을 정도로 매년 커지고 있고, 동물의약품 시장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며 "시장 잠재력은 높지만 진입장벽은 높지 않아 제약사들이 문을 두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