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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도 4억 '뚝', 3년 전 금액으로…강남불패 균열 조짐


입력 2022.05.31 06:31 수정 2022.05.30 18:21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상승폭도 둔화, 송파구는 -0.01%로 2주만에 하락 전환

"매물↑ 거래↓ '하방압력' 작용…조정장세 확대될 것"

다른 의견도 "양도세 완화에 일시적 현상, 시세 하락 아냐"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에 균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데일리안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에 균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선 거래 금액이 수억원 떨어지며, 1~2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서울 집값의 선행지표인 강남권에서도 하락 거래가 등장하면서, 조정장세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 18일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26억5000만언)에 비해 4억원에 떨어진 금액이다. 해당 주택형은 25억~26억원 사이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었으나, 이달 들어 거래가가 몇 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 외에 강남구 논현동 논현한화꿈에그린 전용 67㎡는 직전 최고가 대비 4억6400만원 하락한 8억56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금액대 보다 낮은 금액에서 거래된 적이 지난 2020년부터 2년여간 한번도 없었다. 3년 전인 지난 2019년4월의 거래가(8억50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래미안 전용 114㎡는 14억100만원에 팔렸는데, 지난해 있었던 신고가 거래에 비해 4억9900만원이 하락했다. 지난 2019년9월의 거래가 보다도 2900만원이 저렴하다.


통계상으로도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서초구는 지난 15일 0.07% 올랐지만, 바로 다음주 0.04%로 상승폭이 줄었다. 강남도 0.03%에서 0.02%로 소폭하락했다. 송파구는 –0.01%를 기록해 2주만에 하락 전환했다.


강남권은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시기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곳이다. 거래가격이 수억원이 떨어지거나 시세가 몇 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때문에 강남권은 향후 집값을 가늠할 선행지표 역할을 해왔다. 이들 지역이 약세를 보이면 서울의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는 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추가 하락여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쪽은 '늘어나는 매물량'과 '적은 거래량'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시세 하락을 이끌 것으로 봤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5월 매매는 지난해 4901건에 비해 81%가량 줄어든 885건으로 집계됐다. 4월(1729건) 거래량도 지난해 동기(3655건)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반면 강남3구 모두 올초에 비해선 매물이 느는 추세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강남권에서 하락거래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여진다"며 "매물이 늘어나는데 반해, 살 사람이 없다는 것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는 다른 해석도 있다. 하락 거래는 양도소득세 완화 등으로 인해 급매물이 풀려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이후로도 하락거래가 나타날 것이라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한 두건의 거래가 시장 전체를 대변하긴 어렵다고 설명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반적으로 강남권에서 하락거래가 나오기 시작하면 시장이 약세에 접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의 하락거래는 일부 집주인이 금매물을 내놓은 게 팔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거래는 호황기에도 있어 왔다. 거래량이 받쳐주면서 하락거래가 늘어나면 모를까. 한두건 이뤄지는 거래로는 시장이 조정장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장의 반응도 이와 비슷하다. 아직까지 하락을 점칠 정도로 금액대가 낮은 매물이나 거래는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잠실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락거래가 조금 있다고는 하지만, 예전부터 급매 거래는 종종 있었다. 아직 하락을 예상할 만큼의 낮은 금액대의 거래가 많지도 않고 시세도 크게 내려간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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