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강원도서 밭일하던 60대, SFTS로 사망…농번기·나들이철 주의 필요
주요 증상, 인후통, 의식저하 등…치명률 18%이지만 백신·치료제 전무 상황
전문가 "최고의 예방 방법은 안 물리는 것…살충제 등 쓰면 더 큰 환경오염 불러와"
질병청 "백신연구 진행 중, 상용화 시점 미지수"…서울시 "인력 부족으로 전수조사 못하고 있어"
최근 풀밭이나 농촌에서 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도 발견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모든 진드기가 감염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강원도에서 밭일을 하던 60대가 진드기에 물린 후 SFTS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노을공원에서도 SFTS를 옮기는 매개체인 진드기가 다량 발견된 것으로 보도되면서, 농번기와 나들이철에 비상이 걸렸다.
SFTS는 작은 소피 참진드기를 매개로한 질병으로, 이 가운데 SFTS 바이러스를 가진 진드기에 물리면 감염되는 질병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인후통, 의식 저하, 어눌한 말투 등이 있는데 농촌에서 밭일을 하다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치명률이 18%나 되지만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은 없어 풀밭에 들어갈 때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SFTS는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야생동물이 있는 곳에서 발생한 진드기가 사람을 물면 걸릴 수 있는 질병"이라며 "주로 농촌에서 밭일을 하는 노인들이 감염되는데, 면역력이 약한 경우 진드기가 몸에 들어간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예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순영 가톨릭 의대 명예교수는 "숲이나 풀숲에서 진드기에 물리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라며 "치명률은 높지만, 진드기에 물렸다고 무조건 감염되는 것은 아니고, SFTS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진드기에 물렸을 때 감염된다"고 말했다.
SFTS는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바이러스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 외에는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백 교수는 "SFTS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 등을 쓰는 방법은 오히려 더 큰 환경오염을 불러올 수 있다"며 "공원에서 진드기가 얼마나 발견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닌 SFTS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진드기가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FTS 감염을 막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물리지 않는 것이다. 만약 진드기에 물린 곳이 부풀어 오르거나 가려우면 곧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우리나라 환경 중에 SFTS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있는 진드기의 비율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진드기 예방 스프레이를 나눠주기도 하지만 사실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며 "농번기에는 밭일을 하는 시간이 길어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이라며 "SFTS가 국내에서 발견된 지도 10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이제는 백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질병청은 현재 'SFTS 백신'은 DNA, mRNA 백신 모두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비임상 단계이기 때문에 언제 상용화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서부공원 녹지사업소는 아직까지 진드기 발생 관련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서부공원녹지사업소 관계자는 "인력 부족 문제 때문에 전수조사는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원 관계자들이 업무 중 진드기에 감염되지 않게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방문객들도 풀밭에 바로 앉지 않고 돗자리 등을 깔고 앉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