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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코로나 극복' 선언하고 '남북합의 파기'로 가나


입력 2022.06.14 04:30 수정 2022.06.14 00:24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정부 "北, 6월 중으로

코로나 극복 발표할 수도"

대남 대적투쟁 구체화 가능성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코로나19 발생 한 달여 만에 '일상회복'을 선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측이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 지은 상황에서 대내외 강경 기조를 예고한 만큼, 향후 한반도 정세 불확실성이 가중될 전망이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당국 발표만 놓고 본다면 외형상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추세가 계속된다면 6월 중 '코로나 위기가 해소됐다'고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지역별 봉쇄·단위별 격리로 요약되는 '최대비상방역체계' 해제 이후 사회적 이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내부 기강 다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당 비서국 회의를 주재하며 △규율조사 부서 권한 확대·강화 △엄정한 책벌제도 실시 등을 주문했다. 특히 "당 조직 안에 높은 정치성과 투쟁기풍, 혁명적인 작풍과 공산주의적 도덕품행을 장려하고 배양시키는 사업을 선행시켜야 한다"며 대대적 사상전을 예고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규율조사 부서들의 권한 강화 등으로 통제를 강화하려는 맥락"이라며 "당 내부의 비혁명적, 반사회주의적 행동 양식들을 근절하고 당 사업활동에 체계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인 사회 내부 이완을 방지하고 체제결속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청년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을 기념하며 춤을 추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北, 韓에 호전적 강수 둘 듯"


사상을 강조하며 대내 통제 고삐를 죄기로 한 북한은 대외적으로도 강경 노선을 예고한 상황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8~10일 개최한 당 전원회의를 통해 "강대강 정면승부"를 선언하며 남측을 겨냥한 '대적투쟁'을 천명한 바 있다. "남한은 주적이 아니다"고 했던 지난해 10월 입장을 철회하고 시계를 2년 전 이맘때로 되돌린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북한이 상당히 호전적으로 반응했던 시기에 썼던 용어가 다시 등장했다"며 "결국 남측에 상당히 호전적으로, 강수를 두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북한이 전원회의를 끝내고 방사포를 서해 일대에서 5발 발사했다"며 "타이밍상 (남측을 겨냥한) 대적행동 계획을 한번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주요매체를 통해 대외 강경노선 채택 사실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군사적으로 민감한 서해 일대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초대형방사포 ⓒ조선중앙TV
"9·19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


무엇보다 북한이 대남 대적사업을 도입했던 2년 전, 각종 대응조치를 예고한 바 있는 만큼 향후 북한의 '거친 행동'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2020년 6월, 김여정 당시 제1부부장은 남측이 판문점 선언에 담긴 '전단 살포 등의 적대행위 금지조항'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대남 대적사업 일환으로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 김 제1부부장으로부터 대적사업 권한을 넘겨받은 인민군 총참모부는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 초소(GP)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을 예고하기도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보류' 지시를 내려 잠정 중단된 상태다.


홍 실장은 "북한이 기존 남북 간 합의를 파기하는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며 "9·19 군사합의와 같이 남북이 소위 완충지대를 설정하고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했던 여러 합의들을 파기하는 행동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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