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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원 돌파 ‘초읽기’…전문가 “한미 금리역전 경계해야”


입력 2022.06.14 11:02 수정 2022.06.14 11:05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원·달러 환율 1290원…장중 연고점

외환당국 올해 세 번째 구두개입

전문가 “美 금리 인상 속도 맞춰야”

14일 원·달러 환율은 7.5원 오른 1291.5원으로 개장했다.ⓒ연합뉴스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4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한 달 만에 장중 연고점을 경신하며 1290원대를 터치하는 등 1300원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강달러 기조로 인해 외환당국의 개입이 한계에 달했다며 환율이 10년 만에 13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맞는 통화정책을 주문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7.5원 오른 1291.5원에 개장했다. 이날 환율은 지난달 12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인 1291.5원을 뚫었다. 환율이 1290원선에 오른 것은 지난달 13일 이후 한 달 여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초기였던 당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96원(2020년 3월 19일)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었던 2009년 7월 14일(1293.0원) 수준까지 올라선 바 있다. 만약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면 2009년 7월 이후 10년 10개월 만이다.


외환당국도 구두개입에 나서긴 했지만 원화 약세를 막기에는 부족한 모양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 때 1288.90원까지 치솟으며 1290원선에 육박하자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오는 16일 발표되는 미국 6월 FOMC 결과에 맞춰 금융위, 한은, 금감원 등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필요 시 관계기관 공조 하에 즉시 시장안정조치를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환당국이 공식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지난 3월과 4월 이후 두 달 만으로 올해 들어 세 번째다. 그만큼 원화 약세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제는 환율 상승 배경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보다 0.90% 상승한 104.151을 기록한 바 있다. 달러인덱스가 오르면 그만큼 달러 가치가 상승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미국의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 올라 1981년 12월(8.9%)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p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연준이 0.75%p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되면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경우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1.75%로, 한국의 기준금리와 같아지는 상황이 온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이른바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면, 급격한 원화가치 하락 등이 나타나 원·달러 환율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불안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에 맞는 국내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FOMC 결과에 따라 1300원 터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며 “연준의 긴축 기대가 더 이상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생기는 국면이 환율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금리 인상 속도가 미국에 비해 더딘 상황으로 미국 금리 인상 속도에 맞는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경제는 스태스플레이션에 직면한 상황이다” 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자금 이탈 문제가 외환시장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시장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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