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거인 절반만 후보추천위 심사에 동의…법관 19명·변호사 1명·교수 1명
대법원이 오는 9월 퇴임하는 김재형(57·사법연수원 18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될 대법관 후보 21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1호 대법관으로 누가 임명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은 김재형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후보 21명의 명단과 ▲학력 ▲주요 경력 ▲재산 ▲병역 ▲형사처벌 전력 등 정보를 이날 공개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0일부터 열흘 동안 각계로부터 대법관 제청대상자 공개 천거를 받았다.
천거된 사람은 42명인데, 이 가운데 21명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에 동의했다. 후보 21명엔 법관 19명, 변호사와 교수가 각 1명씩 포함됐다. 이중 여성 후보는 3명이고, 전‧현직 검사는 1명도 없었다.
이들 가운데 차기 대법관으로 거론되는 이름 중 하나는 지난해에 이어 대법관 후보로 두 번째로 거론되는 정준영(사법연수원 20기) 판사다. 정 판사는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서울고법 형사1부 재판장을 맡아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한 바 있다.
정 판사와 같은 기수인 이승련 판사도 대법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 판사는 지난해 징역 4년 실형을 선고받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2심 재판에 참여했다. 또 라임자산운용 관련 로비 의혹으로 기소된 윤갑근 전 고검장의 2심에도 참여해 1심의 실형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서경환(21기) 법원장은 2015년 광주고법에서 세월호 사건 2심 재판을 맡아 이준석 선장의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지난해 박상옥·이기택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에 들기도 했다.
보다 아랫기수에서는 함상훈(21기) 판사가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20년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2심에서 "민주 사회에서는 공정한 여론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김 전 지사의 '불법 여론조작'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대법관 후보로 자주 거론돼온 오석준(19기) 제주지법원장과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을 지낸 오영준(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개된 후보 명단에는 ▲김용빈(16기) 사법연수원장 ▲윤준(16기) 광주고등법원장 ▲이균용(16기) 대전고등법원장 ▲신숙희(25기) 수원고법 판사 ▲구회근(2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과거 천거됐던 인물도 다수 포함됐다.
21명 가운데 교수 출신 인물도 있다. 하명호(22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그는 인천지법과 서울고법 등에서 판사 생활을 한 뒤, 200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끝으로 법복을 벗었다.
김재형 현 대법관이 교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후임 대법관도 교편을 잡은 법조인이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공개된 명단 대부분이 법관 위주로 짜인 만큼 임명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대법관 후보로 추천한 인물들 중에서는 김주영(18기) 변호사만 후보에 들어갔다. 김 변호사는 여의도투자자권익연구소장,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실행위원과 부소장 등으로 활동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달 15일부터 28일까지 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후보자들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대법관추천후보위원회(후보추천위)는 이렇게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3명 이상을 대법관 제청 대상 후보자로 선정한다. 후보추천위는 김재형 선임대법관,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종엽 대한변협 회장 등 당연직 위원 6명과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 비당연직 4명으로 구성돼 후보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