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마녀’, 영화관에 새 시즌 뜨자 OTT서 전 시즌 역주행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에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극장 위기론’이 불거졌었다. 그러나 ‘범죄 도시2’가 빠르게 천만 돌파에 성공하면서 관객들은 여전히 영화관을 찾는다는 것이 증명됐다.
반대로 엔데믹 전환 이후 잠시 주춤하게 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그 ‘한계’를 지적받고 있다. 그러나 OTT 역시도 기존 인기작들의 새 시즌 등을 준비하며 다시금 반등에 나서고 있다. 이제는 ‘영화관 VS OTT’가 아닌 ‘어떤 콘텐츠’를 선보이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범죄도시2’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012년부터 매해 ‘천만 영화’를 배출하던 국내 영화계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에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관객 수는 59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73.7% 감소했고, 매출액은 51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3% 줄었다. 지난해에도 6053만 명이 극장을 방문하는 등 회복세는 더뎠다.
그러나 엔데믹 전환 이후 극장가는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5월 극장가를 방문한 관객은 총 1455만 4839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1월 1684만3695명 이후 28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6월에도 평일 대략 20만 명, 주말엔 50만 명 안팎의 관객이 극장을 찾고 있다. 여기에 ‘범죄도시2’는 1000만 관객 돌파라는 상징적인 흥행까지 이뤄내면서 극장가 완전 회복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코로나19로 호황을 맞았던 OTT는 잠시 주춤하면서, 이번에는 OTT가 한계를 마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티빙에서 최근 ‘유미의 세포들2’가 공개되자, 역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중 공개 첫 주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며 팬덤의 힘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티빙에 따르면 이는 시즌1의 첫 공개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티빙은 추후 ‘환승연애’, ‘술꾼 도시 여자들’ 등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의 시즌2를 연이어 선보인다. 넷플릭스 또한 ‘지금 우리학교는’과 ‘디피’(D.P.),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 등 앞서 선보였던 화제작들의 새 시즌을 확정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 중이다.
시기별로 영화관, OTT들의 위기론이 불거지고는 있지만, 결국에는 두 플랫폼이 양립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관을 OTT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지만 ‘범죄도시2’라는 작품으 등장하자 관객들이 빠르게 영화관을 찾기 시작한 것처럼, OTT들이 화제작을 배출하면 다시금 OTT로 시청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청자들은 이미 플랫폼 구분 없이 콘텐츠를 즐기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범죄도시2’가 흥하고 ‘마녀2’가 극장 개봉을 앞두자, 각종 OTT에서는 해당 영화들의 시즌1이 역주행을 하기 시작했다. ‘범죄도시’는 왓챠 TOP10 목록에서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마녀’는 웨이브 인기 영화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개봉을 하지 않은 ‘탑건: 매버릭’의 전 시즌인 ‘탑건’ 역시도 웨이브의 인기 영화 리스트에 포함됐다.
결국 가격, 또는 시청 방식의 문제와는 별개로 콘텐츠에 따라 시청자들이 언제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범죄도시’라는 작품을 영화관에서, 또 OTT에서 즐기면서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코로나19를 지나며 플랫폼 간의 경계가 더욱 희미해진 현재, 이제는 결국 좋은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리고 시즌제를 비롯해 각종 영리한 전략으로 꾸준히 풍성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 또한 하나의 중요한 전략이 되고 있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영화관이 주는 특별한 즐거움이 있다면, 반대로 OTT의 편한 방식이 주는 장점도 있다”라며 “결국에는 양립을 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이때 관건은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과 완성도가 될 것이다. 관객, 시청자들은 결국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쫓아가게 될 것이고,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