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한국형 RE100(이하 K-RE100)을 이행하고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K-RE100은 기업들이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자 하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 RE100의 한국형 제도로서 인식을 환기시키고 있다.
기존 제조업 중심으로 추진됐던 재생에너지 확대가 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분야로 확산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는 최근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함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활동 차원에서 RE10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JYP는 지난달 1년 동안의 전력 사용량에 해당하는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를 통해 K-RE100을 이행했다. JYP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국제적인 협력이 중요해진 시대에 당사 역시 책임감을 가지고 RE100에 동참하게 됐다”며 “전 세계 케이팝 팬들에게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알리고, 보다 많은 기업들이 RE100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JYP는 RE100 참여를 비롯해 본격적인 ESG 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3월 신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EDM 사회공헌활동과 더불어 건강한 삶의 터를 가꾸는 친환경 CSR 사업 ‘러브 어스’(Love Earth), 글로벌 환경 네트워크 ‘1% 포 더 플래닛’(for the Planet) 멤버로 활동하는 등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콜드플레이가 탄소 배출을 50% 감축하겠다고 선언하며 재생 에너지와 지속 가능한 재료만을 사용하고 공연 참석 시 앱을 통해 인증 가능한 저탄소 이동 방식을 택한 팬들에게는 할인을 제공하는 등 이미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탄소중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번 JYP의 K-RE100 이행을 비롯해 그간 환경이나 기후 문제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이 언급되어 왔고 기획사들도 가능한 수준에서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블랙핑크는 지난해부터 COP26 홍보대사로 임명되며 관련 홍보 상품을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는 등 탄소 감축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의 활동과 더불어 YG엔터테인먼트 또한 그동안 지속 가능한 케이팝을 위해 환경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다각도의 변화를 꾀해왔다. 작년부터 소속 아티스트의 앨범과 MD 등의 제작에 환경 보호 소재를 활용하는 식이다.
특히 케이팝 팬이 주도로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조직된 ‘케이팝 포 플래닛’은 친환경 습관 및 활동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 사옥을 찾아 “기후위기를 앞당기는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실물 앨범 문화 개선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생산자 책임을 요구한다는 취지로 국내 팬들로부터 모은 ‘처치곤란’한 앨범 8000여장을 국내 기획사들로 되돌려보낼 계획도 밝혔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사실 친환경 앨범, MD를 제작하는 데에는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 아직까지는 친환경 소재로 앨범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작환경이 마련됐다고 보긴 힘들다”면서도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환경 문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아티스트와 팬들의 인식도 변해가고 있는 만큼 분명 조금씩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기획사는 내부에서 ‘사무실 쓰레기통 없애기’ 등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을 시작으로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