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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못 올려 안 달인데”…편의점이 ‘4000원대’ 도시락 내놓은 비결은


입력 2022.06.23 07:34 수정 2022.06.22 14:4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거리두기 해제에도 도시락 수요 증가

치솟는 점심 값에 합리적 대안으로 떠올라

간편식뿐 아니라 장보기 부담 줄이는데 ‘힘’

직장인들이 편의점 CU에서 도시락을 고르고 있다.ⓒCU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됐던 도시락 인기가 오히려 더 뜨거워지고 있다.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일반 식당보다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가성비 상품으로 끼니를 때우려는 수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GS25·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 업체들의 간편식품 관련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CU의 경우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도시락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9.6% 급증했다.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이다.


연령대로 보면 10대가 4.9%, 20대 24.1%, 30대 26.5%, 40대 24.6%, 50대 14.5%, 60대 이상 5.4%로 20~40대 비중이 75.2%를 차지했다. 이외에 삼각김밥(35.1%), 줄김밥(26.7%), 샌드위치(24.9%), 햄버거(24.0%) 등 편의점 간편식 메뉴 전체 매출이 증가했다.


이처럼 편의점 도시락이 직장인들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 수 있는 품질의 한 끼 식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향상된 것도 편의점 도시락을 한 끼 식사로 선택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양한 메뉴 역시 선호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영양학적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품질을 크게 끌어올렸다. 저칼로리, 저나트륨 등 건강까지 고려한 상품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편의점 간편식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어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에 든든한 한 끼를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당분간 간편식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편의점 도시락을 먹고 있다.ⓒCU

편의점업계는 합리적인 가격에 도시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CU는 생산농가와 직계약을 맺어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고 점포수를 앞세워 식자재 대량구매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마케팅, 물류비 등 부가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생산량이 비교적 많은 제철 채소, 과일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GS25는 전국 약 9개 FF생산공장에서 구매하는 상품에 대한 원재료를 전국 단위 대량 규모의 매입을 통해 단가를 낮추고 있다. 쌀의 경우 전국 단위 약 3개의 농협과 사전 계약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균일한 품질의 미곡을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량 구매와 사전 계약이 가격 경쟁력의 비결”이라면서 “레시피 개발 등 R&D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경쟁력 품질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이 편의점 CU에서 도시락을 고르고 있다.ⓒCU

편의점 도시락은 향후에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큰 폭으로 올라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밥상 물가가 올해 하반기 한 번 더 크게 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직장인들이 지갑을 닫고 식사 값을 줄이기 위해 편의점으로 발길을 옮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외식 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월 외식 물가지수는 작년 12월보다 4.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4%)을 웃돌았다. 치킨을 비롯한 자장면, 떡볶이, 칼국수 등 전체 39개 외식 품목 가격이 모두 지난해 말보다 올랐다.


편의점업계는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과 더불어 물가인상 이슈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 부담을 대폭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간편식 강화뿐 아니라 초저가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관련 마케팅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CU는 ‘득템시리즈’로 가성비 고객을 공략하면서 고물가로 대용량 장보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을 위해 소포장 채소시리즈를 출시했고, GS25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자체브랜드)인 ‘리얼프라이스’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마트24는 6월 한 달간 1600여종의 상품에 대해 1+1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비빔면, 아이스크림 등 여름철 시즌 상품에 대해 행사상품을 강화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말 식품카테고리 중심으로 초특가 상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장보기가 보편화되는데 맞춰 보다 많은 고객들이 가격부담 없이 간편한 장보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을 입지별로 다양화해 전연령층이 이용하는 생활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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